평일강론

사순 제4주간 화요일 ’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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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3-16 ㅣ No.4974

사순 제4주간 화요일 ’22/03/29

 

우리는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어떻게든 그 일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우리가 노력한 만큼 그 일이 해결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맥이 빠지고 허탈해집니다. 주님께 원망하는 이도 있고, 그제서야 주님께 간절히 청하며 하소연하는 이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으면 좋으련만, 지나고 다 지쳐서야 주님을 의식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많은 병자가 벳자타라는 연못 옆에서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물을 출렁일 때 제일 먼저 들어가는 병자가 낳게 된다는 속설을 믿고 그 연못 옆에서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가 물이 출렁거릴 때 병든 자기 몸을 움직여 물속으로 들어가기가 얼마나 어려울까, 그리고 그 많은 병자가 모두 다 움직이는데 다른 환우들을 물리치고 제일 먼저 들어가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일지 쉽게 이해가 갑니다. 어쩌면 대다수의 환우는 몇 년째 자신이 제일 먼저 들어가지 못했다는 참담함과 다른 이들을 물리치지 못했다는 아니 어쩌면 다른 이들을 쳐내는 것이 심정적으로 어울리지 않아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하며 그렇게 누워서 신세타령만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들 앞에 주 예수님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들 중의 한 명, 팔다리가 말라비틀어진 채 서른여덟 해나 않고 있는 환우를 고쳐 주십니다. “일어나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거라.”(요한 5,8)

 

그러자 그 사람은 곧 건강하게 되어 자기 들것을 들고 걸어갑니다. 애초에 그가 주 예수님께서 자신을 고쳐주실 것을 알았다면, 그가 다른 이보다 먼저 물속에 들어감으로써 고쳐지기를 바랐을까, 그래서 마치 예수님께 도와달라고, 먼저 들어가게 해달라는 식으로 바라보았을까?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노력했지만 그대로 되지 않는 현실과 자신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탓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그가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과는 아주 다른 방법으로 그를 고쳐 주십니다.

 

우리가 살면서 예기치 않았던 일이 생겨났을 때, 자기가 지금까지 알아 왔던 방법대로 풀어나가려고만 하지 않고, 가끔은 멈춰서서 주님을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왜 주님께서 이 일을 내가 겪도록 하시는지?’

주님께서 이 일을 통해 내게 무슨 말씀을 하시고자 하시는지?’

주님께서는 내가 이 일을 어떻게 대응하기를 바라시는지?’

를 고려하고 숙고하여 주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헤아리고 움직이면 좋겠습니다. 설사 우리의 이해와 깨달음이 주님의 뜻에 못 미치더라도, 주님께서 함께해주시며 주님 친히 주관하시어 우리를 고쳐 주시기를 바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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