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한 줄기 빛이 준 위안(옮긴글)

인쇄

유은희 [yumina7] 쪽지 캡슐

2001-05-13 ㅣ No.393

 

 

스무살의 새색시 였던 나는, 보병 훈련을 받고 있는 남편 지미를 면회하러 펜들턴 훈련소로 장거리 운전을 하며 가고 있었다. 2차선 준 고속도로를 타고 언덕을 막 오르는데 자동차 한 대가 내 차로 곧장 달려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음주 운전자였는데 앞도 보이지 않는 언덕길에서 차를 여섯 대나 추월하려다가 내 차를 정면으로 들이 받았고 그 바람에 내 차는 빙 돌아 버렸던 것이다. 다음 순간 내 차는 또 다시 받혔고 연료 탱크가 폭발했다.

 

 병원에서 깨어 보니 내 두 다리와 한 팔은 부러져 있었고, 몸의 20퍼센트는 3도 화상을 입은 데다가 머리는 심하게 부상당한 채였다. 왼쪽 귀는 불에 타 없어졌고 한 손은 너무 망가져 절단해야 할 상황이었다. 의사들은 내가 생존할 가망이 희박하다고 했다. 장례식까지 할 생각을 하고 사방에서 친척들이 왔다. 그러나 내 상태가 안정되자 식구들은 하나씩 자기 집과 직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사고가 난지 한 달쯤 지났을 때, 매일 내 곁을 지켜 주던 지미 역시 훈련을 받으러 다시 떠나야 했다. 나는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골절 치료를 위해 견인 상태에 있었고, 두 눈은 심하게 손상되어 그림자와 빛이나 겨우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회복과정은 길고도 고통스러웠고 특히 지미가 옆에 없으니 더욱 힘들었다.

"너무 참기 힘듭니다.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저로 알게 해 주세요. 제 일생에 이렇게 외로웠던 것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 나는 하느님께 울부짖었다.

 

바로 그 순간 한 줄기 밝은 햇살이 내 얼굴 옆의 침대 시트를 가로 질러 지나는 것을 느꼈다. 그 빛은 힘차게 떨리면서 평온과 안식을 뿜어 내는 것 같았다. 그 빛은 그 날 내내 나와 함께 있었다. 단순히 창문에서 들어온 한 줄기 빛이었지만, 그것은내게 커다란 위안을 주었다.

 

 퇴원 후, 나는 남편이 나와 함께 할 수 없었던 그 때에 나에게 위안을 주었던 그 한 줄기 햇빛에 대해 남편에게 얘기했다. 말을 마치자 지미는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조용히 말했다.

 

"여보, 당신은 중환자실에 있었고 거긴 창문이라곤 없는데?"

 

 

 

 

어떤 외롭고 힘든 순간에도 그분은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시기 때문에 홀로 버려 두지 않읍니다.

 

그분의 따스한 손길을 느끼고 싶읍니다...

 



4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