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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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9-07 ㅣ No.136

*흔들리며 피는꽃

월요일에 강화도에 갔다.

길가에 코스모스들이 바람에 흔들렸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어떤 아름다운 꽃들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세상 그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어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꽃잎이 바람에 흔들리면

 

 

보는 이야

 

산들바람에 어여쁘다하지만

 

꽃은 인고의 작은 몸부림인걸........

 

아기가 아장아장 걸으면

 

보는이야

기뻐하며 이쁘다 하지만

그 아기는 전존재를 지탱하랴

 

온힘을 다하는 것인걸 .................

 

십자가를 지신 그분이 어찌 흔들리지 않으셨더냐?

 

십자가를 지신 사랑이신 그분이 흔들렸는데

 

어찌 우린들 흔들리며 십자가를 지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 흔들리던 십자가도 골고타의 정상에서

 

부활의 꽃을 피우지 않았느냐?

 

어쩌면 우린 흔들리는 아름다움으로 사는 꽃이아닌가?

 

나는 오늘도 어느바람에 작은 꽃잎이 흔들리려나?

 

나는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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