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미카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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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화 [giwha777] 쪽지 캡슐

2000-02-17 ㅣ No.1208

추기경님께

 

며칠 전까지 만에도 날씨가 추워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었는데 어제부터 좀 따뜻해진 것 같아요. 이제 봄도 얼마 남지 않았겠죠.

봄이 되면 자스민이나 녹차를 마셔볼까 생각 중이예요.   사실은 제가 커피광이어서 하루에  보통 세 잔이상 마시는데 그것도 날씨가 추우면 더 마시게 돼요.  중학교 때부터 아빠 커피 심부름하면서 엄마 몰래 한 수저씩 떠먹은 게  그만 습관이 돼버렸죠.  시험기간에는 잠 안 자려고 마셔도 이미 면역이 된 상태라 오히려 더 잠이 잘 오는 거 있죠.

 덕분에 그 좋던 피부만 상했죠.

추기경님은 커피보다 녹차를 더 좋아하실 것 같아요. 신부님이나 수녀님들은 녹차를 더 많이 드시잖아요.  그래서 피부가 그렇게 고우신가?

이제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아 허망해 죽을 맛이예요.

두달동안 빈둥빈둥 놀은 기억밖에 안나요.  방학동안 뭘 해놓았던가 제 자신한테 질문하면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어요.  의욕도 안나서 뭘 한다는 게 불가능했어요. 그렇다고 맘놓고 쉬었냐면 그것도 아니구요. 놀면서도 늘 마음은 뭘 해야한다는 의무감에 불안했거든요.

 제게 이번 학기가 아주 중요한 학기거든요. 서서히 논문도 준비해야 하구요. 논문 주제를 <페미니즘문학의 한계>쯤으로 정해놓긴 했는데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별로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한 부분이라 자료가 많을지 걱정이 돼요.

기왕 쓰는 것 완벽하게 해서 아주 유용한 논문으로 평가받고 싶거든요. 시간이 얼마가 소요  되든간에요.

 이번학기에 패스해야 할 시험도 줄줄인데….  물론 저는 저를 믿지만요.

주위사람들 말로는 제 성격 중에 가장 큰 문제점은 경쟁심이 너무 강한 것이래요.

그 점 때문에 얻은 것도 많지만 때로는 주위사람들한테 상처를 주기도 하죠.  

전 정말 이번 학기를 잘 보내고 싶답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를 위해 주님한테 기도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어요.

추기경님!

제 홈페이지 생겼어요. 이틀에 걸쳐 완성한 거예요.

그런데 별로 제 마음에 들진 않아요.

그래도 시간 있으시면 한번 방문해주세요.

그럼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몸 건강히 안녕히계세요.

추기경님의 평화를 빕니다.

 

                                                                                                                                                                                                                 

홍지화 미카엘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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