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제의 노래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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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3-21 ㅣ No.73

김민기 님의 늙은 군인의 노래에 대한 사연을 접하고 한참이나 멍하니 하루를 보낸적이 기억난다.

 

김민기님은 나에게 음악가이기전에 시인이시며 동경하는 분이다. 얼굴을 뵙지 못했지만

 

늙은 군인의 노래를 절대로 슬픈 노래가 아니다.

 

민기님이 군에 갔다.

 

그가 음악을 하는 것을 알고 병장인 내무반장이 쫄병인 민기님에게 부탁했다.

 

 

"곡을 하나 써줘! 우리 늙은 상사님 퇴역식날 불러드리게 우리모두

 

그분이 아들이 있지! 아버지가 평생 장교도 그리고 병도 아닌 상사로 지낸 아버지의 아들!

수없이 아버지 때문에 전학을 간 불평하는 아들!

 

그분은 우리에게 잘해주셨지 박봉 월급을 타서 우리 외상값도 빵도 사주셨고 힘들어 탈영하고 싶을 때 우리 등을 어머니 처럼 쓰다듬어 주신 분!"

 

왜 그리 평생 군인의 길을 가셨는지 모르지만 그분에게 따뜻한 온기가 느껴져!

그주름 잡인 얼굴이지만 늘 군복을 칼처럼 다려입으신 분! 말수도 적은 분!"

 

퇴역식날 이곡을 불렀다.

 

* 늙은 군인의 노래

 

나 태어나 이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낼기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죽어 이 흙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맛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아라 군인아들 너로다.

 

내평생 소원이 무엇이더냐

우리 손주 손목잡고 금강산 구경일세

꽃피어 만발하고 활짝개인 그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 내 청춘 다갔네

 

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

검은 얼굴 흰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우리 손주 손목잡고 금강산 구경가세

 

후렴: 아 다시 못올 흘러간 내 청춘

푸은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내 청춘

 

* 이곳은 슬픈곳이 결코아니라 기쁨의 비장애의 극치를 이룬다.

 

  나는 이군인이 부러워 젊은 사제의 노래를 지었다.

 

  내 퇴역식날 날 위해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첫부임지로 떠나는 나를 포함한 모든 동창들과 사제들에게 이노래를 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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