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위령성월의 전통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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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5-11-03 ㅣ No.194

묵주기도 성월의 다음달은 위령성월입니다.

로마의 성 시에타 성당의 최후의 심판이라는 유명한 그림을 보면 예수님께서 손을 들어 내리치는 기세로 계시고 성모님께서는 그것을 막아보시려고 수심에 찬 모습으로 바라보십니다.

 

그런데 연옥에서 많은 무리들이 천국을 향하여 사슬과 같이 생긴 동아줄을 서로 잡고 하늘에 안간힘을 쓰며 끌어올려지는 모습을 그림의 한 부분에서 볼수 있습니다.

 

저는 로마여행때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가이드 신부님이 바로 묵주라고 했습니다.

 

우리들의 묵주기도는 정말 우리 자신을 위한 기도이기 이전에 연옥영혼들을 위해 바쳐져야 함을 강조하는 그림입니다.

 

성모님께서도 모든 발현때에 연옥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묵주기도 성월다음달을 위령성월로 제정한 것은 결코 단순한 우연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묵주기도 성월과 위령성월은 한세트라고 생각됩니다.

 

 

연옥이란 세상에서 자신의 죄를 완전히 보속받지 못한체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천국으로 올라가기 전에 불에 의해서 자신의 죄를 깨끗히 씻는 상태 혹은 장소를 말합니다. 천주교회에서는 연옥에서 받아야 하는 보속이 매우 고통스럽고 혹은 그 고통이 아주 오랫동안 계속되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연옥 영혼은 스스로 보속할수 없기 때문에 세상에 있는 우리들이 기도나 미사를 통해 자선이나 갖가지 애덕과 선행을 통해 우리가 받은 대사를 그들에게 양보함으로써 연옥 영혼들을 구원할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고대나 중세의 이단자들이나 개신교에서는 연옥의 존재를 부정해 왔습니다. 천주교회에서는 13세기 리용 공의회, 15세기 피펜체 공의회, 교황 우르바노 8세의 신경, 그리고 1545년 개최된 트리엔트 공의회를 통해 연옥에 관한 가르침을 정식을 거듭 공포하였습니다.

또 609년 교황 성 보니파시오 4세가 11월을  저성첨례 즉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로 정하고 998년에 프랑스 클뤼니 수도원의 오딜로 원장이 11월 2일을 추사이망즉 위령의 날로 정한 뒤 부터 11월에는 연옥 영혼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보편화 된것입니다.

즉 위령성월의 전통은 바로 수도원에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중국 천주교회에서는 그 설립초기부터 연옥영혼들을 위한 기도문을 신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였고, 그 영향을 바다 한국 천주교회의 신자들도 일찍부터 위령기도를 바친것으로 나타납니다.

수진일과나 1864년에 간행된 목판본 한글 공과인 천주성교공과안에 연도 즉 위령기도가 수록되었으며 그 기도문들이 대부분 가톨릭 기도서에 그대로 수록되어있습니다.

중국에서는 19세기이전부터 신자들에게 위령성월을 지내도록 가르쳤고 연옥영혼들의 구원에 힘쓰는 증망회 와 같은 단체도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또 예수회 선교사 이체(라우렌시오)는 1870년경에 연옥약설을 저술하였습니다. 이책은 한국교회에서 번역되어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위령성월에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부모, 친지, 특히 연옥에 있는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이 영원한 안식을 누릴수 있도록 기도와 희생을 바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도와 희생은 우리 또한 죄인이기에 함부로 바치기가 매우 힘듭니다.

 

우리가 과연 연옥에 있는 영혼보다  더 훌륭한 사람일까요?

 

우리가 연옥영혼을 위해 기도할 자격이 있을까요?

 

따라서 우리는 '성인들의 통공'을 믿으며 함께 기도합니다.

 

그러므로 위령성월의 첫날은 '모든 성인의 대축일'을  지냅니다.

 

서로 도움의 기도 , 합심의 기도가 바쳐지는 이달은 천국의 교회와 단련의 교회(연옥), 나그네인 현세교회가 가장 하나가되는 성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1월 1일 부터 8일까지 정성된 마음으로 묘지를 방문하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교우들은 연옥에 있는 이들에게 양도할수 있는 전대사를 날마다 한번씩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날 위와 같이 하는 교우들은 부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자신의 죽음에 대하여 묵상하는 것!

 

        우리 자신의 죄에 대하여 회개하는 것!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위령성월은 기복적이며 주술적인 성격에 빠져버릴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연옥영혼을 위해 많은 기도를 봉헌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상제례 문화는“연도(煉禱)의 문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초상이 나면 “연도(煉禱)났다”고 하였습니다. 초상집에 문상을 가자고 할 때에도 “연도(煉禱)하러 가자”고 하였습니다. 또한 명절이나 제사 때 우리는 연도를 바칩니다.

 연도(煉禱)란 “연옥(煉獄)에 있는 영혼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상제례를 대신하는 말인 연도는 우리 신앙생활에 있어서 토착화된 우리의 기도이며 봉사의 행위와 함께 하는 상제례 문화입니다. 많은 쉬는 교우들이 상가(喪家)봉사와 연도(煉禱)봉헌을 받고 다시 교회로 돌아오며 하느님을 알지 못했던 이들도 우리의 아름다운 전례와 기도 그리고 봉사에 감화(感化)되어 교회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연도는 한국천주교 박해의 원인이었던 제사논쟁에 대하여 부활신앙을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 풍습과 접목시킨 토착화 아름다운 결실입니다.

 유교의 제례가 박해시대 당시 조상신에 대한 ‘미신적인 행위’로 금지된 것을 알게 된 신앙의 선조들은 자신들이 신자로서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마련해야 했으며 특히 인륜에 해당되는 장례와 제사를 새로운 의식으로 토착화하여 진행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이것이 한국교회에서 연도가 탄생된 이유입니다.

 연도(煉禱)는 장례예식 중 말씀의 전례 형태로 밤샘기도에 해당하며, 우리의 전통가락으로 역사적인 발전을 거듭한 아름다운 노래이기도 합니다. 또한 연도는 시대의 문화에 따라 발전하였으며 우리가 자랑스럽게 간직해야할 우리 교회의 전례적이며 영성적인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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