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4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가해) 마태 25,31-46; ’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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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11-10 ㅣ No.5583

연중 제34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가해) 마태 25,31-46; ’23/11/26

 

  

 

  

언젠가 어느 본당에서 미사 시간에 신자들을 앞자리에 나오라고 부르고 뒷자리에 불을 끄곤 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앞 자리를 텅 비워 놓고 뒷자리를 고집하며 불필요한 전기 낭비를 방지하고자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만, 내적으로는 내가 여기 있으니 주님께서 오셔서 빛을 비춰주십시오.’ 하는 자기 중심적인 신앙생활에서, 우리 삶의 빛이신 그리스도 주님께로 나아가자는 취지가 있습니다.

 

우리는 가끔 주님, 제가 하는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주님, 제가 하는 일을 축복해주시고, 열매 맺어 주십시오.’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다가 일이 잘 풀리면, , 자기가 주님께 매달렸던 생각은 다 잊어버리고,다 자기가 잘해서 그렇게 된 줄 알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도와주셔서잘 되었다는 생각은 잠깐이고, 곧 잊어버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경우에는 주님께 감사를 드리거나, 그 보답으로 형제자매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일에는 인색합니다. 반대로 일이 잘 안 풀리면, ‘내가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는데 왜 주님께서는 날 도와주지 않으시냐?’라고 원망합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주님께 청하고, 내가 건강하고 몸 성히 지내기를 바라며, 내가 하는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이 주님의 뜻 안에 있는지에 대한 성찰도 없이 무조건 주님이 나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기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욕심입니다.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은총의 결실을 자신의 것만으로 여기고 자신만을 위해 사용하는 것도, 온 세상을 우리에게 맡겨 잘 관리하고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라고 하신 주님의 뜻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하는 일을 도와주면 내 주님이고,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주님이 아니다.’라는 식의 기도는 미신이지 그리스도교 주님을 믿는 신앙인의 자세는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분을 주님으로 믿으며 따르는 신자들은 자신이 살면서 겪게 되는 일에서 주님께서는 왜 이 일을 겪도록 하시는지?” “주님께서는 이 일을 통해 나에게 무슨 말씀을 하고자 하시는지?” “주님께서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기를 원하시는지?”를 찾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뜻을 성경에 기록된 말씀 안에서 찾습니다. 주님께서는 성경에서 우리 신앙생활의 핵심을 묻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첫째는 이것이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29-31)

 

그러시고는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루카 10,29) 하고 자신의 정당성을 드러내려는 율법 교사에게, 강도 만난 유다인을 치료해주고 보호해 준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들어주시며,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37) 라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에게는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라고 하시며, 제자들을 친구로 삼아주시고, 친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알려주십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13-15) 그리고 주님의 명령을 다시 한번 강조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17)

 

예수님께서는 친구들인 제자들과 우리 인류를 사랑하셔서 십자가상에서 목숨을 내놓으십니다. 최후의 만찬에서 그 뜻과 의미를 미리 알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태 16,26-28) 그리고 그 일을 우리에게 계속하라고 명하십니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주님의 명에 따라 사랑하다가 지치고 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 말씀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주님께서는 우리가 주님의 계명인 사랑을 실천하면,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해주십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1-23)

 

아울러 연약하고 부족한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시어 우리에게 주님을 보다 더 잘 알게 해주시고, 주님께로 이끌어 주실 것이라고 하십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그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요한 14,19-20.26)

 

주님께서 보내주시는 성령께서는 우리가 아버지 하느님께 청하는 것을 다 들어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그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요한 16,15.23)

 

사도 성 바오로는 성령께서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실현하는데 힘을 보태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로마 8,26) “아버지께서 당신의 풍성한 영광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여러분의 내적 인간이 당신 힘으로 굳세어지게 하시고, 여러분의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 안에 사시게 하시며, 여러분이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기초로 삼게 하시기를 빕니다.”(에페 3,16-17)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를 얼마나 사랑해 주시는지,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를 죄악과 어둠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보호해 주시며, 구원해주시는지와 하느님의 그러한 사랑을 받고 사는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에 어떻게 응답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성경에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과 행적을 성경에 기록한 복음사가는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1) 라고 밝힙니다.

 

아울러 오늘 성서주간을 시작하며 성경 안에서 우리 삶의 빛과 인생의 길을 발견하고, 주님을 따라 성령의 이끄심에 힘입어 그 길을 걸어나가, 마침내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얻고, 우리 인류 모두가 구원되는 정의와 평화의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새 하늘과 새 땅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합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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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4주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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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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