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종착역에 선 누구나 내려야 한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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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0-02-16 ㅣ No.1204

 

    추기경님 안녕 하세요...

 용산본당 김현숙 요셉피나 입니다.

지난번에 혹시나 하고 보낸 편지에 답장을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도 추기경님의 답장 덕분에 능력있는 엄마가 되어 집안의 화제가 되었지뭡니까...

 추기경님 !

 요즘 추기경님의 책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을 읽었는데요...

 그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글이 이솝우화 이야기가 있더군요.. "말이 임금님을 태우고 가다 환호하는 사람들이 말, 자기를 보고 환호하는줄 알고  기뻐하다 말에서 임금님을 떨어뜨려 주인에게 호되게 얻어 맞았다" 쓰신글을 보고 추기경님도 추기경님께 환호하는게 아니라 예수님께 환호하는줄 알고 있으시다는 글을 보고 마음에와 닿았습니다.

 저 역시 신앙이 제게 있는지 없는지는 잘은 모르지만 제가 하는 좋은 일이 았다면 예수님 일이라 생각한답니다.

 그런데 지난번 답장에

 추기경님의 답장이 조금 슬펐습니다.

 제가 실물 보다 사진이 덜 나온다고 했더니 이런말하면 다른 사람들은 좋아(?)하는데, 역시 생각이 깊으신 추기경님은 그것도 그냥 넘기시질 않으시고 저승꽃 하시며 "그것은 갈 날이 다가오니 준비하고 있으라는 하느님의 신호라 하시니 왠지 숙연 하고 슬픈 마음이 밀려 왔습니다.

 추기경님!

 봉사는 숨어서 몰래 하는 거라는데 저는 너무 떠들고 다니지 않나 싶게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진정 자랑하는 마음은 정말 조금도 없고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고 이야기 하거든요..

 저는 병원에서 호스피스 자원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이는 호스피스를 농담삼아 "호스테스"라고도 부르는데 저는 화를 안내요..

 그만큼 환자와 친해진거라 생각하고요..

 추기경님 종착역에서는 누구나 내려야 한다지만 종착역이 아닌 출발점 조금 못가서, 아님 한창 달려야 할 시기에 내려야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아뭏튼 만날수 없는 이별은 정말 슬픈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과 이별하고 다시는 수첩에 전화번호를 옮겨 적지않아도 되는 그런 분들도 제법 많습니다.

 하늘 나라에서 만난다고는 하지만....

추기경님 !

 사실 추기경님을 제일 먼저 가르쳐 주신 분은 저의 시할머니 셨습니다.  처음 시집갈때 시할머니까지 계신 곳 이라 반대도 했지만 막상 시집 가보니 할머니의 손주며느리 사랑은 정말 지극 하셨답니다.

 할머니 소원은 저녁 진지 잡수시고 주무시다 하늘나라에 가고 싶으신것...

 75세의 할머니는 죽음을 준비하시듯 친구따라 뒤늦게 가족 모르게 성당을 다니셨는데 그때 교리반 이셨나봐요..

 그런데 할머니는 한글을 모르셨거든요.

 저녁이면 손주 며느리인 저더러 읽어 달라시기에 제가 선창을 하면 할머니께서 따라 읽으셨는데"주께서 함께 하시니..." 하면 할머니는 "죽기 살기로 함께 하시니" 하셨고, " 우리주교 스테파노를 위하여 기도합니다.."했는데 이상하게 할머니는 " 우리주교 스텐드바를 위하여.." 저는 그때 신자가 아니였기에 웃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죄송한 생각이 듭니다.

 옆에 있는 아이는 할머니 기도가 긑나면 "아멘"이 아니라 "바멘"해서 할머니 귀나 아이의 귀는 어쩜 저렇게 같을수가 있을수가 있을까하고 웃었지요..

 호기심 많은 손주며느리는 75살 할머니의  평생의 첫고백이 궁금해 여쭈어봤더니 시골 살때 쥐약을 놯는데 집에서 키우던 개가 먹고 죽었다고 하셨다니 호기심, 궁금증은 깨졌지만 할머니의 고운 인생을 가름 할수 있었답니다.

 할머니의 보이지 않은 전교 덕분에 추기경님의 세례명을 안후 한참 후에 저도 영세를 받았지요.

 지금은 다른 이의 고백성사를 묻는 그런 실례는 범하지 않습니다.

 추기경님 !  건강하시고요.

 할머니가 비록 서툴게 기도 하셨지만 그래도 정성으로 하셨듯이 저 또한 추기경님을 위해서 기도 드리겠습니다.

 건강하세요....추기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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