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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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1-29 ㅣ No.1874

저의 복음 묵상을 많이들 기다리셨죠(아닌가?). 어제 그제는 13지구 보좌신부들 연수가 있어서 홍천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요일 복음 묵상을 올리지 못 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스키를 타 보았습니다. 여기저기 안 쑤시는 데가 없습니다. 처음이라 넘어지기를 여러차례 그래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13지구 보좌신부님들과 함께 하면서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비슷한 연배의 신부들로 생각과 어려움이 비슷할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자리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려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생각되었습니다. 좋은 자리를 마치고 서울에 왔더니 날씨가 장난이 아닙니다. 어제처럼 겨울답게 느껴진 적이 별로 없었는 데 어제는 정말 춥더군요. 오늘이 더 춥데네요.

여러분, 여러분, 따뜻하게 입고 나가세요....

 

오늘 복음은 마르코 4,1-20절까지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씨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는 데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 그리고 좋은 땅에 씨를 뿌립니다. 그런데 열매를 맺는 것은 좋은 땅에 뿌려진 씨뿐입니다. 제자들이 이 비유를 잘 알아듣지 못 하지 예수님께서는 비유에 대한 설명을 해 주십니다.

 

"씨뿌리는 사람이 뿌린 씨는 하늘 나라에 관한 말씀이다. 길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은 마음 속에 뿌려지는 그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날쌔게 달려드는 사탄에게 그것을 빼앗겨 버리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씨가 돌밭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고 기꺼이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그 마음 속에 뿌리가 내리지 않아 오래 가지 못하고 그 후에 말슴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를 당하게 되면 곧 넘어지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리고 씨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과 그 밖의 여러가지 욕심이 들어와서 그 말씀을 가로막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러나 씨가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고 잘 받아들여 삼십배, 육십 배, 백 배의 열매를 맺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따로 강론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설명해 주고 있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와 그 비유에 대한 설명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말씀이 개인들 안에서 어떻게 결실을 맺는 가에 대해서 농부가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 농부는 좋은 땅 뿐만 아니라 길바닥, 돌밭, 가시덤불에 이르기까지 모든 땅에 씨를 뿌립니다. 적어도 농부라면 씨가 열매를 맺을 땅과 그렇지 못 할 땅을 구별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참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좋은 땅만 가려서 뿌리면 낭비하는 씨가 하나도 없이 모두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인데, 모든 땅에 씨를 뿌리는 것일까요?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은 어느 누구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함이 아닐까요. 이처럼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다른 누군가에 관한 이야기가 아닌 바로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들에 관한 말씀입니다. 즉 당신의 가르침을 듣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말입니다. 이제 하느님의 말씀과 은총이 모든 사람에게 내려졌기 때문에, 이 말씀과 은총이 열매를 맺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것은 하느님의 책임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각자의 책임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하나의 씨가 땅에 심어져서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우리 안에 뿌려진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말씀의 씨를 가지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농부가 뙤약볕 아래서 무수한 땀을 흘리면서 추수의 날을 준비하듯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하느님 나라를 희망하며 온갖 유혹과 어려움을 참고 견뎌 내야합니다. 오늘 하루 나에게 뿌려진 하느님의 씨를 잘 키우고 있는 지 살펴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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