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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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10-28 ㅣ No.5575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23/11/18

 

신학과 4학년 때 농촌봉사활동을 갔는데, 9시가 되니까, 신자들이 다 공소에 모여서 저녁기도를 바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공소뿐만 아니라, 우리 어릴 때 구교우들 집에서는 가족들이 모여서 저녁기도를 바치곤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밤 9시에 바치자는 운동이 시작되어, 매일 바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매일 귀찮게 졸라대는 과부 때문에 무뚝뚝하고 거만한 재판관이 미루지 않고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었다는 비유를 드시며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루카 18,1) 라고 하십니다.

 

일반 대학생 때 파티마의 푸른 군대라는 단체에 가입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기도지향이 성모님께서 붉은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도를 바치면서도, 그런 일이 정작 일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뉴스에서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이 해체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전후세대에게는 통일이 남의 이야기 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남북분단의 이전 세대는 우리나라와 국토가 하나였지, 분단되리라는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매일 저녁 9시 가정의 평화와 안녕, 본당의 친교와 일치,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통한 통일,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 기도 후에, 저는 사제관에서 여러분 가정을 위한 주님의 강복을 드립니다. 기도하면서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는 없어도, 텔레비전을 보면서, 사고 소식을 들으면 화살기도를 바치듯이, 9시 뉴스가 시작되면서, 또는 언제 어디에 있거나, 9시 핸드폰 알람 소리에 맞춰 주모경을 바치며, 주님께서 우리의 염원을 들어주시길 간구하며, 우리들 가운데 주님께서 임하시기를 간구합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또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통한 국토 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아울러 그 기도를 바치는 우리 가정이 성화되고, 주님 사랑 안에서 화목하고 단란해져 평화와 안녕을 누리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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