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먼저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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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5-08-18 ㅣ No.180

 

제목: 먼저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연중 18주간 월요일


어느 본당에서  학생들이 성서 통독을  하였다고 합니다. 성서를 통독하고 하느님께 편지를 썼습니다. 그 중에 어린 학생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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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능하신 창조주이지만 너무나 외로우신 하느님 너무나 슬퍼말아요! ’


저는 늘 사도신경을 봉헌하면서 아무 생각없이 하느님은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는 강한 하느님이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주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하면서 제가 아프고 부족하고 싫은 일이 있으면 하느님은 어디계실까? 내 기도를 들어 주시는 것일까? 하느님이 계신다면 왜 세상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까? 하고 생각했지요! 이렇게 저는 저의 생각만 했답니다.

그런데 성서를 모두 읽고 난 지금은 달라요 하느님이 너무나 외로우시겠다고 느낍니다.

하느님편이 너무 성서에는 없어요! 하느님을 위로해 주는 사람이 없더군요!

성서에 보면 정말 사람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잊고 죄를 짓고 하느님의 용서를 체험하고 돌아왔다가 다시 또 사랑을 잊고 하는 반복을 거듭하면서 확실히 하느님보다는 자신들만을 생각하는 모습을 봅니다. 기억상실증 환자같아요! 구약의 실수를 신약에서도 반복합니다.

그런데도 하느님은 예수님은 조건없이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힘들어 하시지요!

사실 하느님이 꼭 우리를 그처럼 사랑하셔야 한다는 그 이유를 저는 성서에서 찾지 못했어요! 지금도 알 수 없어요! 확실히 그점을 알고 싶어요!

저의 어머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들때 혹은 이웃이 아프거나 할때는  어머니 마음이 ‘짠’하다 하셔요! 슬프고 외롭고 힘든 사람을 보면 드시는 마음인것 같아요!

저는 성서를 한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면서 하느님과 예수님이 참 짠하다고 생각하셨어요!

얼마전에 엄마가 몸살이 나셨어요! 엄마가 끙끙아파하셔서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울면서 “엄마 아프면 안돼 아프지마!”했더니 외할머니가 이런말을 저와 아빠께 했습니다. “엄마는 아플때가 되었고 아파야해! 가족 때문에 아프지도 못했어!”

“정말이야 엄마?”

전 다음날 엄마 생일에 아빠와 꽃과 케이크를 사가지고 가서 엄마에게 쓴 카드를 읽어 드렸답니다.

“엄마 이제 아프셔요! 편히 아프셔요! 아프면 안돼라고 한 말 취소할래요!”

그러자 엄마는 웃으시며 저를 안아주셨어요!

그리고 이렇게 저의 귀에 대고 속삭이셨어요!

“엄마 아파도 좋아! 우리 민지 사랑하니까! 엄마 다 나은것 같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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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엄마같다. 그리고 나의 모습이 위의 어린이 보다 못하다.

군중을 배불리 먹이신 후 예수님은 제자들은 재촉하여 배를 태워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군중을 당신이 돌려 보내셨다고 한다.

그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 많은 군중을 당신 홀로 돌려 보내시고 제자들은 먼저 건너편으로 재촉하여 가게하신 모습!

마치 큰 잔치 끝나고 자식들과 남편은 과일 먹고 텔레비전보고 엄마 혼자 고생하며  그 설거지며 정리 다하는 엄마의 모습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자상한 그분의 모습안에서 내모습이 반성된다. 무슨 교회행사때 진정한 사제라면 같이 청소하고 정리하고 오히려 신자들을 쉬게 하여야 하는데 무슨 상전마냥 먼저 나갔던 내모습! 예수님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군중을 배불리 먹이시고 그리고 사람들도 다 단도리 하시고 당신은 기도하러 가시지만

베드로는 방금 전에 본 기적과 사랑도 잊고 의심을 품는다.

어쩌면 성서를 통독한 아이의 저 편지의 내용이 지금 나에게 반복되고 있지나 않은지?

나의 삶안에서 그분은 짠하시지 않으신지!

구약의 실수를 신약이 반복하였고 신약의 그 실수를 지금 내가 사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그안에 짠하신 그분의 사랑!

당신이 나를 배불리 먹이시고 나를 재촉하여 먼저 배에 태워 건너편으로 보내시는 사랑을 오늘도 나는 망각하지나 않은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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