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은자는 기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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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3-14 ㅣ No.57

알을 품은 어미는 아기새가 태어나길 기다린다.

 

그러나 떠난 새의 어미는  빈둥지에서 새끼가 돌아오길 기다린다.

 

 

나는 떠난새의 어미가 아니라 알을 품은 어미새이다.

 

그래서 알들이 내꿈을 꾼다.

 

나역시 졸면서도 꿈에서도 알을 품는다. 그리고 실지로 자면서도 품고잔다.

 

 

나는 떠난 새끼새를 기다려본적이 없다.

나는 알을 품고 알에서 나올 나의 새끼만을 기다렸다.

 

다같은 기다림이 아니다.

 

나는 한번도 떠난 아기새를 기다려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알을 품은 어미새이기에

 

 

알이 어떻게 둥지를 떠날수 있으랴?

 

그저 알을 품고 나는 오늘도 존다.

 

 

* 야곱을 만나신 것은 광야에서였다.

스산한 울음소리만이 들려 오는 빈 들판에서 만나,

감싸 주시고 키워 주시며 당신의 눈동자처럼 아껴 주셨다.

독수리가 보금자리를 흔들어 놓고

파닥거리며 떨어지는 새끼를 향해 날아 내려 와

날개를 펼쳐 받아 올리고

그 죽지로 업어 나르듯

야훼 홀로 그를 인도해 주실 때,

어느 다른 신이 그와 함께 하였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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