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인쇄

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2000-02-12 ㅣ No.1186

이기훈, 이냐시아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다.

명동청년회 홈페이지 제작을 위해 수고가 많다니 대단한 컴퓨터 실력자인가 보다. "대략의 Layout" 잡았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나는 짐작조차 못한다. 아무튼 일이 잘 되기를 빈다.

올해는 대희년, 우리 모두의 마음에 풍년이 깃들기를 비는 그대의 마음 무언지 넉넉해 보여서 좋다. 안녕....

 

 

 

허 준에게

 

박은종신부님의 죽음을 슬퍼하고 그분이 생전에 얼마나 좋으신 사제였는지 회고하는 그대의 글은 참으로 고맙다.

가신 신부님을 위해 미사도 기도도 드렸고 또 많은 분들이 열심히 기도를 바쳤으니 그 기도의 힘으로 박 신부님은 천국에서 하느님과 같이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계시리라 믿는다. 이제 세상에 남은 우리는 박 신부님이 살고자 하였던 복음적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자. 안녕....

 

 

 

배미경에게

 

사실 그렇다.

답을 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통해서 젊은이들과 얼굴은 아니지만 마음과 마음의 만남을 체험하는 것 같다.

그래서 편지 쓰기가 힘은 들지만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이들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있으니 그 보답을 언제 다 할 수 있을지 걱정이긴 하다. 늘 나도 기도속에 여러분을 생각하고 있지요. 안녕....

 

 

 

김 요세피나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그렇게 해마다 위령의 날에 용산을 가면 내 사진 찍는데 열심하였다니 어떻게 인사를 할까?  아무튼 고마워요.

전에는 실물보다 사진이 더 났다는 말을 들었느데 요즘은 요세피나처럼 그 반대가 많아요. 역시 사람 눈보다 카메라 렌즈가 더 정확한가봐. 그래서 요세피나의 눈에는 띄이지 않는 나의 얼굴의 늙은 표들(저승꽃)이 렌즈를 통해 사진에는 정확히 찍히는 것 같애요. 고마워요. 그게 인생이니까.

그것은 이제 갈 날이 다가오니 준비하고 있으라는 하느님의 신호이지.그럼 안녕...

 

 

 

박대희군에게

 

'가톨릭대학의 위기'라는 제목으로 내게 쓴 편지를 잘 읽었네.

내가 지금은 은퇴하여 대학의 실상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없으니 무어라고 구체적인 답을 줄 수는 없네. 하지만 자네의 편지대로라면 가톨릭대학은 참으로 가진자들만을 위한 대학, 가난한 이들은 소외시키는 대학, 비교육적인 대학, 반사회적인 대학일쎄.

자네가 편 논리정연한 말들이 이런 결론을 내게하네.

정말 그렇다면 가톨릭대학은 심각한 위기에 빠져있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자네나 자네같은 학생들의 말은 100% 옳고 학교의 등록금 인상은 100% 잘못된 결정인가? 이렇게 단정적으로 말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

학교는 지난 3년간 IMF아래 학부모들의 어려움을 생각하여 등록금을 동결해 왔네. 올해 등록금을 인상하는데는 그만큼 학교로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이네. 그러기에 학교 당국은 그 사정을 총장님의 편지로써 학부모님들의 이해를 구하기까지 하지 않았겠는가?

아무튼 이것 한가지만은 사실이라고 믿네.

가톨릭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절대로 그것으로 돈을 벌자는 것은 아니고  오로지 학교의 정상적 운영과 발전, 학생들의 보다 나은 대학교육을 위해서라고 믿네. 오늘 아침 중앙일보 사설 '언제까지 등록금 투쟁인가'를 참고로 읽어보게. 그럼 안녕히...

 

 

 

김희정,아녜스에게

 

재미있는 편지 재미나게 읽었다.

원숭이에서 호랑이로 승격하였다니 축하 또 축하한다.

비록 약간의 뇌물(?)의 효과이기는 하였지만....

아무튼 늘 느끼는 것이지만 아녜스의 글 실력은 대단해요.

'작심삼일'되지 않고 올해는 발, 손, 혀를 다 합한 온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을 믿고 사랑하며 또한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참 신자되기를 너도 나도 다짐하자. 안녕....

 

 

 

정형석 군에게

 

보내준 편지 고마워요.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있다니 기쁩니다.

정말 지금은 환경보존이 참으로 중요한 문제입니다.

환경을 살리는 것은 곧 자연을 살리는 것이요, 자연을 살리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이를 전공하는 정 군이 잘 아시겠지?

나를 언젠가 찾아와서 미사집전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였는데 그 뜻은 이해하나 여기 환경이 지금은 시간과 장소를 쉽게 알려 줄 수가 없군요. 그런 때가 오기를 바랍니다. 안녕...

 

 

 

황혜신,카타리나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그렇게 몸이 불편한 모양인데 성당에서 미사해설 독서 신자들의 기도 등 열심히 한다니 참으로 장하구나. 그리고 오른손이 불편하여 장갑을 낄 수 없느냐고 내게까지 물어오는 가타리나의 마음이 애처롭다.

나는 아무런 이의가 없다. 단지 본당신부님에게 말씀을 드리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또 책을 보내 준다니 고맙다. 하지만 결코 나 때문에 무리하지는 말아라. 안녕...

 

 

 

 김민정에게

 

다시금 보내준 편지 고맙게 읽었습니다.

문선명에 대한 생각은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또 이것을 이겨내는 것 역시 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이라는 말씀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뿐더러 우리 모두 이 믿음을 굳게 깊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하신 나머지 보내주신 주 예수 그리스도, 우리를 위하여 당신을 비우시고 낮추신 그리스도, 우리를 위하여 모두의 죄를 대신 지시고 십자가에 죽으신 그리스도, 그리고 마침내 그 죽음을 쳐 이기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이분만이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십니다. 우리는 모두 이 믿음을 깊이 간직해야 합니다.

또한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을 본받아 우리도 주님을 사랑하고 서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안녕히....

 

 

 

신채린,베레나에게

 

보내준 편지 고맙다.

소년레지오에서 꾸리아 단장으로 상지회좌 꼬미시움에서 그렇게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다니 참으로 갸륵하구나. 성모님께서 아주 기뻐하실 것이다. 믈론 하느님께서도 이를 다 알고 계시며 당신 성령의 은총을 베레나에게 가득히 부어 주시리라 믿는다. 아무쪼록 3지구 소년레지오가 성모님의 도우심으로 빛나는 발전을 이룩하기를 빈다. 안녕...

 

 

 

이지연에게

 

보내준 새배인사 고맙다.

지연이도 새해에 하느님의 축복속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간절히 빈다. 안녕히...

 

 

 

이선중,로마나 수녀에게

 

보내준 편지 기쁘게 읽었다.

그리고 긴 긴 방학 잠을 동무로 삼아 보내고 있다니 참 부럽구나.

그러면서도 기나긴 겨울 추위에 떨고 있는 우리 형제들의 아픔을 잊지 못한다니 그만큼 늘 복음정신에 깨어있는 수도자 되고 싶다니 참으로 반갑다. 나를 위해서 언제나 기도해 준다니 참으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닮았구나. 그런데 사실 수녀 얼굴이 아름아름하니 이를 어쩌지?

언젠가 확인시켜 주기를 바란다. 안녕히...

 

 

 

문기정님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제대군인에게 가산점을 주는 문제에 대한 의견을 읽고 나로서는 아직 내용 파악을 잘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사실은 이런 문제를 처음 대하기 때문에)무어라 확실한 내 의견을 말하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기정님이 쓰신 편지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 취지를 충분히 반영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정님이 지난 12월 23일에 헌법 재판소에 판결이 났다니 그것으로 최종 결정이 난 것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기정님과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의 주장이 정의라면 그 정의는 반드시 구현될 날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안녕히...

 

 

 

조규섭,요한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습니다.

그 내용은 바로 앞에 문기정씨가 쓴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나로서는 처음 대하는 문제이지만은 여러분과 뜻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좀더 문제를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는지? 아니면 앞에 편지에 내용이 전부인지?

아무튼 여러분이 추구하는 그 정의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안녕히...

 

 

 

하나에게

 

보내준 편지 잘 읽었다.

할아버지가 설 다음날 돌아가셨다니 무어라고 위로의 말을 할지 모르겠구나. 더구나 하나는 동생들 돌보느라 할아버지 마지막 얼굴도 보지 못하였다니 더욱 마음이 아프겠구나. 하지만 하나야? 할아버지는 지금 영원한 고향 천국에 가 계신단다. 우리 모두가 마음 속 깊이에서 언제나 동경하는 그 하늘나라에 가 계신단다. 이제 그곳에는 죽음도 슬픔도 고통도 없고 오직 하느님과 영원히 함께 누리는 복된 생명이 있단다.

부디 이 사실을 믿거라. 우리는 사도신경 끝에 이렇게 신앙을 고백한다.

"죄사함과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안녕히....

 

 

                                           2000년 2월 12일

                                           혜화동 할아버지

 

 

 

 

 

 

 

 

 

 

 

 

  

 

 

 

 

 

 

 

 

 

 

 

 



75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