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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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엔 작은 어항이 하나 있다.
그 안에 작은 물고기가 한 마리 살고 있다.
그것은 기쁨이고 행복이다.
어린 날엔 기쁨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무지개가 떠 있을 것만 같은 바깥 세상을 동경했었다.
어느 날 내 작은 어항안으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왔다.
잔잔하고 평화로와 맑아 보이던 어항의 물이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내 마음에 고여있던 분노와 미움과 욕심과 교만의 혼돈이 진흙탕이 되어
기쁨의 물고기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번뇌의 바닥에서도 영롱하게 반짝이는 희망의 빛을 잃지 않는 한
우주 만물 모두에게 허락된 自淨 능력은 뿌옇게 흐려진 마음 속의 물을 다시 맑게 해준다.
언제인가 나는 내 마음의 어항에 파란 물풀을 하나 심어 두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사랑은 세상의 온갖 어두움과 혼탁함을 맑게 정화시키는 푸른 식물과도 같다.
어둠이 가시고 새벽이 올 때 나뭇잎에 맺히는 이슬과 같이
내 마음 속 어항의 물도 날이 가고 해가 지날수록 투명해지길 기도해 본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내 안에 그늘진 본성들을 이겨낸 작은 물고기가
환희의 물살을 가르는 헤엄짓을
진정한 평화의 기쁨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날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