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인쇄

김정이 [pear] 쪽지 캡슐

2001-12-05 ㅣ No.5162

내 마음엔 작은 어항이 하나 있다.

 

그 안에 작은 물고기가 한 마리 살고 있다.

 

그것은 기쁨이고 행복이다.

 

어린 날엔 기쁨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무지개가 떠 있을 것만 같은 바깥 세상을 동경했었다.

 

 

 

 

어느 날 내 작은 어항안으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왔다.

 

잔잔하고 평화로와 맑아 보이던 어항의 물이 뿌옇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내 마음에 고여있던 분노와 미움과 욕심과 교만의 혼돈이 진흙탕이 되어

 

기쁨의 물고기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번뇌의 바닥에서도 영롱하게 반짝이는 희망의 빛을 잃지 않는 한

 

우주 만물 모두에게 허락된 自淨 능력은 뿌옇게 흐려진 마음 속의 물을 다시 맑게

해준다.

 

 

 

 

언제인가 나는 내 마음의 어항에 파란 물풀을 하나 심어 두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사랑은 세상의 온갖 어두움과 혼탁함을 맑게 정화시키는 푸른 식물과도 같다.

 

어둠이 가시고 새벽이 올 때 나뭇잎에 맺히는 이슬과 같이

 

내 마음 속 어항의 물도 날이 가고 해가 지날수록 투명해지길 기도해 본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내 안에 그늘진 본성들을 이겨낸 작은 물고기가

 

환희의 물살을 가르는 헤엄짓을

 

진정한 평화의 기쁨으로 바라볼 수 있는 날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4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