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6주일(나해) 요한 15,9-17; ’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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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5-02 ㅣ No.4649

부활 제6주일(나해요한 15,9-17; ’21/05/09 

 

 

 

 

 

 

   

 여러분은 요즘 성당에 오시기에 어떠세요? 성당에 오고 싶고, 또 오면 편안하세요? 아니면, 성당에 와서 혹시 코로나19라도 걸려서 고생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걱정되지는 않으세요? 그런 마음이 전혀 안 드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위험도 무릅쓰고 오늘 미사를 봉헌하며 예수님을 모시고 싶어서 성당에 옵니다.

가끔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다소 불편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여기지는 않으십니까?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한없이 기쁘고 행복하십니까?

예수님을 믿는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게도 자랑스럽고 권하고 싶으십니까?

아니면 굳이 드러내 놓고 싶지 않으십니까?

 

우리가 성당에 올 때, 제단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 기도할 때, 우리 마음속에 불안과 불편함이 스멀거린다면 우리는 기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먼저, 무엇보다도 먼저 성당에 오고 싶고, 하루라도 걸러서 미사를 빼먹지 않고 봉헌하고 싶으며, 주님 대전 앞에서 머물고 싶다면 우리는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것이며, 주님과의 기쁜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성당의 형제자매들과 만나고 싶고, 함께 복음 활동을 하고, 주님 말씀에 따라 사랑을 실현하고 형제자매들에게 흘러넘치고 있다면, 참으로 주님 사랑 안에 머물며 그 사랑으로 기쁘고 행복한 것입니다. 아울러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과 내가 만나서 편한 친지들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과 복음적으로 함께 잘 지내고 있다면, 우리는 주님 사랑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 사람과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도 함께한다면, 우리는 진정 예수님의 사랑을 실현하고 따르는 사도들의 일원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아들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제자들에게 알려주십니다.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아들 예수님께 모든 것을 다 일러주시고, 함께하시면서 힘을 실어주시고, 하고자 하는 일을 다 이룰 수 있도록 해주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일러주십니다. 그리고 아버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사랑하신 그 방법 그 모습대로, 예수님도 제자들을 사랑해 주셨다고 알려주십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요한 15,9)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 사랑 안에 머물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9) 예수님께서 아버지 하느님을 사랑하는 방법은 바로 주 하느님을 향한 십계명을 잘 지키고 예수님의 말씀을 잘 지키며 그 말씀에 따라 서로 사랑하는 계명임을 일러 주십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10)

 

예수님께서 우리 제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는 이유는 우리를 붙잡아 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기쁘게 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르십니다.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11)

 

그러므로 우리가 주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면, 기뻐야 할 것이고, 행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과 함께하는 기쁨과 행복이란 것은 세상에서 말하는 기쁨과 행복과는 다소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좋은 일이 생기면 기뻐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잘 풀리고,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얻게 되면 기뻐합니다.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고 승진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집을 새로 장만하고, 재산이 늘어나고, 먹고 사는 형편이 좋아지면 기뻐합니다. 그것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오늘의 기쁨이 내일의 불행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압니다. 취직은 되었지만, 월급은 못 받는다든지, 취직은 되었는데 일하는 기쁨은 없고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등쳐먹는 직업이어서 하면 할수록 마음이 괴로워지고, 결국 범죄자가 되고 만다는지 하면 결코 좋은 일도 아니고 기뻐할 일이 아닌 것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놓고 볼 때, 오늘의 기쁨이 내일도 계속 기쁠 수 있으려면, 진정 참 기쁨이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십자가상에서 생명을 바쳐 우리를 구하신 것을 믿기에 우리도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예수님에게 있어서 우리는 생명을 바쳐서 구하는 예수님의 소중한 존재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대로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를 바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예수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는지 되새겨 보면, 예수님은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예수님의 목숨을 바치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13)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께서 목숨을 바치시면서까지 구하시는 우리를 친구라고 부르십니다. 그러시면서 우리에게 주 예수님께서 명하신 대로 주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대로 사랑하라고 이르십니다. 그러면 우리가 예수님의 친구가 된다고 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14)

 

예수님은 우리를 그저 본성상 그리고 의무상 사랑해야 하는 대상 중의 하나가 아니라, 우리를 세상에 내셨으니 우리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시며 명령을 내리실 종이 아니라 거듭 친구라고 하십니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15) 그 이유는 예수님께서 진정 친구로서 우리에게 예수님의 모든 것을 다 알려주시고 보여주셨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죽을 운명과 처지에서 살려 달라고 청해서 우리를 구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에게 오셨고 또 그렇게 사랑하셔서 우리를 구하신 것입니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16) 그리고 그렇게 우리를 구하셔서 우리가 세상 끝까지 사랑을 실현하여 아버지 하느님의 사랑이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바라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17)

 

이렇게 놓고 보면, 예수님의 기쁨은 예수님이 잘 되거나 사회에서 입신양명하거나 예수님의 세력이 넓혀지는 등, 가진 것이 많아지고, 누리는 것이 많아지는 등의 그런 기쁨이 아닌 듯합니다. 우리가 아는 바로는 예수님의 기쁨은 예수님이 사랑하는 우리가 잘 되는 데서 오는 기쁨입니다. 마치 부모가 자식이 잘돼서 기쁜 것처럼, 예수님도 우리가 예수님을 믿어서 좋은 사람이 되어서 좋은 일을 많이 하면 기뻐하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따라 다른 사람, 특별히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하면 기뻐하십니다. 우리와 함께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기뻐하게 되면 그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기뻐하게 되는 것처럼, 예수님도 기뻐하시고 우리와 함께 행복해하십니다.

 

예수님의 기쁨은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에 나오는 것처럼, 얻어서 생기는 기쁨이 아니라 주는 기쁨이며, 내 잘못을 용서받아서만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해줌으로써 생기는 기쁨이며, 다른 사람은 망하고 나만 잘돼서가 아니라 함께 살아서 기쁜 그런 기쁨입니다. 그렇게 기쁘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겠지요. 예수님께서 우리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시고, 결국에는 예수님의 생명을 바쳐 희생하신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사랑하면서 예수님과 함께 기뻐하고 행복해집시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죽은 다음에 하늘나라에서 아버지 하느님과 누릴 영광만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주 하느님께서 펼쳐주시고 예수님을 통해 열어주신 하느님 나라를 이루기를 바라십니다. 주 예수님께서 생명을 바쳐 우리를 구하신 그 희생적인 사랑이 우리를 안에 열매를 맺어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온전히 서게 되기를 바라십니다. 우리를 구하기 위한 주 예수님의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이 우리를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합시다, 하루에도 몇 번씩 비난하고 이를 갈며 부담스러워하는 형제자매를 용서하고 마침내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희생하시는 그 마음으로 사랑하는 주님 사랑의 사도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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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 꽃꽂이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2&id=182797&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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