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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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2000-01-30 ㅣ No.1112

류금주,엘리사벳에게

 

처음 쓰는 편지일터인데 그렇게 정겨웁고 재미있게 편지를 써서 기쁘다.

결혼은 했으나 나를 할아버지로 서슴없이 부를 만큼 아직 젊고 마음은 소녀같으니 참으로 좋다.

어린이 집에서 하던 일자리를 잃고 다시 찾다가 얻지 못해 이제는 보수를 받지않고 그냥 봉사하겠다니 그것이 참 좋은 생각 같구나.

주님은 돈 보다도 더 값진 사랑의 선물을 보답으로 주실거야.

바로 주님 자신이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주님이 엘리사벳과 함께 계실거야. 폐암으로 편찮으시다는 외할아버지 꼭 찾아 뵈옵고 나도 기도드린다고 인사전해 줘요.  그리고 마음이 답답할 땐 언제든 편지써요.

누구에게나 그렇게 편지로든 말로든 편안하게 자기를 열수 있는 친구는 필요한 것 같다. 하느님이 결국 그런 분이시다. 하느님은 우리의 부족을 다 아시면서도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시니. 안녕...

 

 

유수련, 리디아에게

 

독일 말로 시를 쓰다니 놀랍구나.

눈오는 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마음속에 하얀 눈이 내리고 있구나.

Vom ganzen Herzen danke ich Dir fuer das wunderschoene Gedicht von Schnee.Ich hoffe dass Du fleissig deutch lernen und ueben auf deutch zu schreiben. Hier ist auch ein schoenes Gedicht: Liebe ist ein Ring; ein Ring hat kein Ende.

안녕히....

 

 

 

지연이에게

 

눈 오는 날 쓴 편지 고맙다. 함께 보낸 그림선물도 너무 좋다.

오늘도 일기예보에는 눈이 온다고 했는데 올려는지?

눈이 오면 온 세상이 아름다울 터이고 지연이도 기뻐할 텐데.

그럼 지연아? 하느님의 사랑속에 언제나 건강하기를 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라고 주님은 말씀하셨다. 주님의 은총속에 안녕...

 

 

 

영신이에게

 

아직도 떨고 있니?

아무튼 보낸 편지 기쁘게 읽었다.

그리고 맨 앞과 맨 끝에 재미있는 그림까지 붙였으니 그렇게 여유있는 사람이 계속 떤다는 것은 좀 이상해여.

오랬동안 봉사해 오던 주일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나니 마음이 허전하다고?

아이들을 많이 사랑했던 모양이지?  그래요. 우리에게 한평생을 살아가며 가장 보람을 느끼고 또 남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참 사랑이야.

이제 2월 25일에는 대학교를 졸업하신다니 진심으로 축하 또 축하해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면서 아직도 젊은 몸과 마음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기쁨을 가득히 누리기를 빌어요.

이제는 떨지 않겠지. 안녕...

 

 

김희정,아녜스에게

 

편지 기쁘게 읽었다.

감기 바이러스가 3000개가 된다니 참으로 놀랍구나.

그리고 그것을 연구한 아녜스도 놀랍고. 나는 그저 감기하면 보통감기, 독감, 목감기, 코감기, 그런정도 있는 줄만 알았지 그렇게 3000개나 되는 줄은 몰랐어. 그리고 친구들과의 아름다운 만남의 이야기도 아주 뜻깊구나. 특히 숙영이라는 친구와 무언가를 나누며 눈물까지 흘렸다는 것은 오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99학번이면 졸업을 하셨다는 건가? 이제 졸업을 하신다는 건가?

이번 2월이 졸업이라면 진심으로 축하해요.

아녜스는 글을 쉽게 쓰는 사람같애. 이 다음에 작가가 되어도 좋을 것 같은데. 편지 끝에 보내준 아름다운 성가 나는 아직 들어 본 일이 없지만 그 말뜻이 참 좋구나. 그럼 안녕...

 

 

 

이은미,데레사에게

 

보내준 편지 기쁘게 읽었다.

백령도를 다녀 왔다니. 나도 30년 전에 백령도에 초대되었는데 아직도 가보지 못하고 있다. 가끔 올해는 꼭 가 보아야지 생각은 하면서도 이런 저런 일 때문에 오늘까지도 가보지 못했다.

더구나 데레사가 백령도에 가서 불철주야 조국을 지키는 사병들을 군종신부님과 함께 위문을 갔다니 참으로 기쁘다. 안녕....

 

 

 

                                                                                                            2000130

                                           혜화동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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