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선종하신 추기경님께 바치고 싶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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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심 [lgrjmsl] 쪽지 캡슐

2009-02-17 ㅣ No.572

 존경하는 추기경님!

수단이 유난히 당신만의 의복처럼 보였습니다.

외로운 길,

당신은 낮고 정의로운 길

험한 길을  홀로 외로이 걸으셨습니다.

 

노동자의 보호자로,

민주화 투쟁자들의 안식처로,

생명윤리자들의 모델로,

그렇게 당신은 조용히 내조를 하셨습니다.

 

당신이 손수 가꾸신 명동 천주교의 텃밭은

어떻게 남기고 떠나시나이까?

가끔씩 정의를 부르짖는

폭풍의 언덕인 그 텃밭은 이제

주인을 잃은 허허 벌판이 된 듯 합니다.

 

소박한 미소와

조용한 유머와

아기같은 부드러움과

절제된 훈육으로

엉킨 사회를 아우르시던

깊이 있는 음성을

어느 곳,

누구에게서 들을 수 있을지요.

 

수많은 격려

가끔씩은 지탄

한 몸으로 받으시고

시종일관 하느님의 모습으로 계셨던

그 곳 텃 밭에 이젠,

싸늘한 주검으로 누워계신

안구마져 나누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텃밭은 이제

민주화의 산실이고

정의구현의 전당이며

생명윤리 공동체의 정원으로 가꿔진

당신의 소중한 진리당이 되었음에도

아직 당신이 하여야  할수둑룩한 가르침들

당신 마음속에 담고 떠나심을 압니다.

 

당신의 마지막 당부

사랑하십시오,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감사합니다.

사는 동안 삶으로 실천하렵니다.

 

당신의 빈자리에

어둠 대신 빛으로

당신이 원하는 인류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따라 날씨가 춥습니다.

포근하게 가시면 좋았을 텐데

날씨 마져 아쉬워 합니다.

 당신의 생전 모습을

내일 뵙습니다.

존경하는 추기경님

하느님 안에서 성모님과 함께 

영원한 사랑과 평화의 안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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