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90. 순례하는 교회2-신앙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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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11-19 ㅣ No.142

 

 

 

  왜 이런 일이

 

 

 

  90. 순례하는 교회2-신앙고백

 

 

 

  주님과 떨어져 있어서 혼란과 곤경을 겪은 일이 있는가? 또는 그 때 나나 우리 구역, 반 공동체가 주님을 모심으로써 안정을 찾은 적이 있는가? 그때 고통 속에 있는 당신 백성들을 구하러 오신 주님을 맞이한 적이 있는가?

 

  주님의 뒤를 따르기 시작한 베드로는 제법 기뻤다. 왜냐하면 베드로가 따르기 시작한 주님은 병자도 고치실 뿐 아니라, 심지어는 죽은 사람마저 살리는 분이셨기 때문이다. 오늘도 보리빵 5개와 물고기 2마리를 가지고 5,000명을 먹였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열두 부족에게 다 나누어 줄 만큼 남았다.

 

  기적을 마치신 후 주님은 기도하시러 혼자 산으로 올라가셨다. 반면에 제자들은 배를 타고 떠났다. 제자들은 이런 기적을 연출하신 주님이 무척 자랑스러웠을 것이고, 또 한편 그 기적으로 군중들에게 빵을 나누어 줄 수 있었던 자신들이 마치 직접 기적을 베풀기라도 한 양 들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역풍이 불어오기 시작했고, 풍랑이 일었다. 새벽 4시가 될 때까지 제자들은 거센 바람과 풍랑에 맞서 싸워야만 했다. 기적을 일으키는 주님의 사도들이 자연의 풍랑 앞에서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유령 같은 물체가 자신들을 향해 오고 있다고 느꼈고, 마침내는 이젠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다, 안심하여라. 겁낼 것 없다."(마태 14, 27) "누구세요?"하고 묻는 집안의 목소리에 "나야!"라고 답하는 남편처럼 주님은 "나다!" 라고 말씀하셨다.

 

  이미 출애굽기 3장 14절에서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곧 나다. …너는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분은 나다-라고 하시는 그분이다.'"

 

  그러므로 안심해라. 겁내지 마라. 인간 생명뿐만 아니라 세상 만물을 만들고 주관하는 내가 왔다.

 

  베드로는 감격해서 묻는다. "주님이십니까? 그러시다면 저더러 물 위로 걸어오라고 하십시오."(28절) 주님께서는 기꺼이 베드로의 원의를 받아 주신다. "오너라."(29절) 그러나 주님을 따라 새로운 길을 걷기 시작한 베드로는 물에 빠진다. 왜냐하면 거센 바람이 자기를 덮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서 저자는 바람을 '느낀다'거나 '맞는다'라고 하지 않고 '본다'라는 동사를 쓴다. 그러므로 베드로가 겁에 질린 거센 바람은 베드로를 실제로 물속에 빠뜨릴만한 실체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 물에 빠진 것은 베드로가 지레 겁을 집어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에 빠진 베드로는 곧 "주님, 살려주십시오!"(30절)라고 주님께 청한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참으로 베드로의 위대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베드로는 주님이 오라고 하셔서 배에서 내려 주님께로 가다가 물에 빠졌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길을 포기하고 다시 배로 돌아오려고 했거나 뒤돌아서서 자기 동료들에게 살려 달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그런데도 그는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불렀다. 베드로는 자기가 살 길이 예수님께 의지하는 길밖에 없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끝까지 주님께 신뢰하며 주님께 청한 공로로 주님은 그를 구해주신다. 그리고 주님은 순간적으로나마 주님께 대한 믿음을 잃고 거센 바람에 자신을 빼앗겼던 베드로를 건져주시며 "왜 의심을 품었느냐?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31절)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함께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그쳤다. 사람들이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주님은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32절)하고 말하였다.

 

  이 성서 구절과 연관하여 1열왕 18, 20-40(가르멜 산 위에서 엘리야와 바알 예언자들의 대결), 마태 5, 1-12(산상 설교)을 보충할 수 있다.하여 묵상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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