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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e-고백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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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7-16 ㅣ No.742

 

제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누군가에게 털어놔야할 것 같았어요. 지금부터 고백성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고백성사본지 한 달 정도 됐습니다...

그리고 제가 지은 죄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우선 우리 성당 어떤 신부님께도 말씀드릴 수 없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본당 신부님이 너무 싫어서 성당에 가기가 싫습니다.

성전재건축기간 내내 강론마다 돈 이야기를 빼놓지 않으십니다.

우리 본당에 오시기 전에는 신학대학에서 강의를 하셨다고 합니다.

 

저희 성당은 성당 건물을 재건축중입니다.

7월 9일에는 처음으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게 되었습니다.

전 그날 10시 30분 미사에 참예했는데, 그날 강론은 본당 신부님이셨습니다.

본당신부님께서는 강론시간에 아기방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격앙된 어조로,

 

"그 바보같은 애새끼를 말이지, 미사에 데려와서는 시끄럽게 떠들게 놔두고,

제집 안방처럼 뛰어다니게 놔두고,

똥싸제끼게 놔두는 그 애엄마는 말이지

안봐도 뻔하단 말이지.

아주 얼굴이 우그러지고, 못생기고, 그런 사람일거란 말이지

.........."

 

이렇게까지 심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심한 말씀도 하셨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 것만 기술한 것입니다.)

아기방이 있으면 있다고 말씀하시면 될일이지,

신부님이라는 분이 교우에 대해, 그리고 아이들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다니요...

 

이번 캠프에서는 잘못하면 초등부 어린이들에게 캠프 기념 티셔츠를 나눠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초등부 교감의 비탄에 잠긴 말을 들었습니다.

예산이 모자라다는 이유로 티셔츠값이 나오지 않았고,

재정분과위원장님의 사비로 겨우 그 비용을 충당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본래 제가 이 게시판에 들어온건 아주 큰 결심을 하고 들어온 것입니다.

우리 성당 게시판에 이 일을 폭로하고 우리 본당 신부님의 신부로서의 자질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 그럴만한 용기는 없었습니다.

너무나 절대적인 힘을 가진 "신부"라는 위치... 그리고 평신도에 불과한 나의 위치...

신부의 인격에 관계없이 평신도들은 신부님을 우러르고 떠받들어야 하는지요?

 

신부님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신부가 되어서의 생활은 고되고 힘듭니다.

이런 생활이 신부님들을 더욱 완고하고 틀에 박힌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요즘에는 "신부"라는 존재에 대한 회의가 들기까지 한답니다.

평신도의 생활까지도 완벽히 이해하는 신부님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데,

그런 신부님에게 성당을 맡긴다는건...

이런 생각은 천주교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품게 만듭니다.

종교에 대해 의심하는 제가, 과연 진정한 종교인이라 할 수 있을까요?

 

다음주부터는 영성체를 모시지 않을 생각입니다...... 미사도... 생각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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