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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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8-10-27 ㅣ No.3689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10/27

 

동물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 모습을 다 갖추는 것처럼 보입니다. 세상에 나자마자 곧바로 먹고, 움직이고, 활동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꽤 오랫동안 부모의 품에서 자라나야 조금씩 그 꼴을 갖춰갑니다. 첫 돌이 지나도 제대로 걷지 못합니다. 걷고 뛰고 난 다음에도 인격이 성장하려면 한 참 더 걸립니다. 어떤 면에서 인간은 덜 된 채로 나서 되어나가는 존재처럼 살아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밭에 심은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드십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루카 13,6-9)

 

우리는 살면서 늘 부족하고 우리 한 몸으로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가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나약하다고 느낍니다. 속된말로 우리가 미국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고관대작의 집이나 부잣집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기에 여러모로 불편하고 힘겹게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가 부러워하는 이들의 삶 속에도 고통을 있어 보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시대와 지리적 상황을 선택하여 나온 것도 아닙니다. 사도 바오로는 피조물이 허무의 지배 아래 든 것은 자의가 아니라 그렇게 하신 분의 뜻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희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로마 8,20) 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서 포도밭 재배인이 거름을 주는 것처럼 우리 주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씻어주시기 위해 생명을 나눠주셨고, 또 성령께서 나약한 우리를 다시 주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며 채워주고 계십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이런 우리를 대견하게 바라보시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주 예수님의 구원업적을 기리며 성령의 이끄심에 순응하여 주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길을 충실히 걸어 마침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되기를 간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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