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냉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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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골
참말로 세시서 모여싸면 쌩바람나도 따삽지!
고롭게 사랑방에서 짚신꼬던 그것들.
세시서 탁주 받아 쳐먹으며 뭐땀시 그리 계집처럼 주둥인 놀리는지!
한놈이 염병으로 저승가던 날
둘이서 짚신 태우며 엉엉 울었지
그놈 빈방 이젠 굼불지져도 써늘해
주해: 내친구의 장례식때 나는 가슴으로 울었다. 조금만 있으면 그가 그렇게 바라던 사제가 될 그 날앞에서 그는 벽제 화장터의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내가 그날 가슴으로 운것은 바로 그의 어머니와 누님앞에서 눈물을 보일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슴으로 우는 것은 무척 힘든 것이다.
애꾸가 된 그에게 나는 꼭나으리나는 거짓말을 하면서 한강뚝을 함께 거닐었다.
그는 담배만 피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마지막 담배가 되었다.
나의 아버지의 관을 운구해준 나의 친구. 내가 가난했을 때 나의 가난을 사랑해준 그는
신학교 생활에서도 늘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기도하는 거지였다.
그가 천국으로 가고 1년뒤 우리는 새부임지를 떠나기 전날 그와 생활했던 그 신학교 마당에 작은 어린 상록수를 심고 축성했다.
가을이 되는 이시기면 나는 못피는 담배를 한배피운다.
내친구 서럽도록 잘생긴 그의 담배피는 모습이 그립다.
그놈은 나에게 가난한 이들이 왜 하느님 앞에서 행복한 것인지를 알게해준 거지 상록수다.
거짓말장이 친구가 거지친구에게 짚신태우면 거지같은시를 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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