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정말 황송한 말씀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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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bkkim] 쪽지 캡슐

2000-02-01 ㅣ No.1128

안녕 하십니까? 김보경로사 입니다. *^-^* 추기경님께서 수를 놓으며 기도 드린다는 제 글을 읽으시고 아름답다는 말씀을 주셔서 글을 읽고 있던 제 볼이 빨개졌습니다. 제 동생들에게 자랑을 했더니 저에게 핀잔을 주려고 오히려 그런 말씀을 주신 추기경님께서 더 아름다우시다고 합니다. ^^ 어제는 저에게 무척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자매간에 당연한 일이지만 지난 삼년여동안 막내의 유학생활 뒷바라지를 했었거든요. 그저 생활비로 돈을 보내준 것 말고는 공부하는 동생의 몫이지만 공부하는 사람이 힘들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제 생활에 제가 지칠때면 괜시리 후회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작년 십일월에 돌아온 동생이 취직이 되었고 어제는 설날 보너스를 받았다며 저녁도 사주고 회사에서 받은 선물도 제게 주었답니다. 저 역시 보답을 바라고 했던 뒷바라지라면 동생의 마음 씀씀이를 당연하다고 받았겠지만 아무탈 없이 공부도 마치고 바로 취직도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너무나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부모님의 기대와 형제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은 동생에게도 저희들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이렇게 기쁜 시간을 갖게 해주신 하느님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 추기경님께서 주신 답장과 저를 감동시킨 동생 덕분에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잠들기 전에 묵주기도를 정성껏 드리고 나니 앞으로는 제 가족만이 아닌 이웃을 돌보는 일에도 정성을 기울이라는 가르침이 들리는 듯 합니다. 그래서 연휴가 끝나는 마지막 날에도 맑음터에 가기로 했습니다. 요즘 십자수를 두는 취미외에 또다른 즐거움은 서점에 나가서 그간 많이 황폐해진 제 영혼을 달래줄 좋은 글들을 찾아 읽는 것입니다. 대여점에서 빌려 볼 수 없었던 책들을 사서 그 향기를 맡을 때에도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지금은 현문우답이라는 성서에 관한 책을 보는데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성서의 이해에 기초가 되는 것 같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추기경님께서도 소유하고 싶다고 하신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채봉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마시는 글도 너무나 좋았습니다. 추기경님께서 알고 계시는 좋은 글들도 많이 알려 주십시오. ^^ 너무나 기쁜 나머지 두서없는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 어여삐 보아 주시고 즐거운 설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글로써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만수무강 하십시오. 언제나 저희들의 할아버지로 지켜봐 주십시오." 대흥동 성당 김보경로사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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