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최루시아 수녀님을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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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찬 [NaMaria] 쪽지 캡슐

1999-05-21 ㅣ No.354

추기경님 안녕하세요?

글씨체가 적으면 보기에 불편하실 것 같아서 큰 글씨를 택했어요.  건강하시죠?

 

어려운 시간들을 보냈는데도 자연은 어김없이 우리곁으로 찾아오는 것 같아요.  담장에 핀 빨간 넝쿨장미를 보면

작년 이맘때 그토록 원하시던 하느님 곁으로 가신 수녀님이 생각이 나서 사랑의 편지를 띄웁니다.

 

중국에서 돌아가신 김선영신부님의 편지안에 가끔 언급이

되어 있는 최경숙 루시아 수녀님이지요.

중국에서 평생을 사시면서 신부님들과 조선족 신자들과

함께 지내시다 건강이 많이 악화되어 돌보아 줄 마땅한

사람이 없자 그 수녀님의 조카가 이 곳으로 모셔와서 한

일년쯤 넘게 지내셨는데 가끔 그 수녀님을 뵈었지요.

그 조카가 제 친구였거든요.

그 수녀님을 보면서 신앙의 소중함을 깨닫곤 했지요

미사에 굶주렸던 수녀님께서는 아침, 저녁으로 미사를

드리시며 이렇게 영성체를 모실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하시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 하셨지요

중국에 사시는 동안 많은 고생을 하였다는 말을 주위사람

들로 부터 들었는데 수녀님께서는 그런말씀을 하지 않으셨어요.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만 아시면 된다고

하시며 웃음을 짓는 것 만으로 대답을 대신하시곤 하셨

어요.

그런데 추기경님, 이런 수녀님께서 가끔 추기경님을 한번

뵙고 십다곤 하셨지요.  그럴때마다 제 친구인 조카는

너무 바쁘신 추기경님께 폐가 된다고 하면서 건강이 회복

되면 한번 찾아가자고 약속을 하곤 하였는데. . .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하느님께로 먼저 가셨어요.

 

장례미사를 지내던 날은 주일이었는데 담장에 빨간 넝쿨

장미가 화려함을 더해 주며 수녀님의 가시는 길을 환하게

해 주었어요. (작년 5월 15일에 선종하셨지요)

 

지금쯤은 수녀님께서 하늘나라에서 신부님들을 위하여

항상 전구하고 계실것이 틀림없어요

당신 평생의 소원이 이 땅에 사제가 많이 탄생하는 것

이라고 하셨거든요.  이런 수녀님께 어느 날 당신 조카

가 사제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다닌다는 말을 들으시고

밤을 세워 무릎을 끓고 울며 기도하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요.  추기경님을 많이 사랑하셨던 수녀님께서는

언제나 추기경님을 지켜 보시며 성모님과 하느님께 기도

하실 거에요.  추기경님께서도 한번쯤은 이 수녀님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추기경님, 운전 면허는 따셨나요?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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