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시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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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7-06-13 ㅣ No.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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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추운날. 가난한 구두장이 세몬은 발가벗은 채 교회앞에 웅크리고 있는 젊은이를 발견하고
불쌍히 여겨 집으로 데려온다.

어디서 왔는지 왜 교회앞에 벌거벗고 있었는지,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세몬부인은 젊은이를 받아들여 함께 생활한다.

세몬에게서 구두 깁는 법을 배운 젊은이는 금방 솜씨를 부려 인근에 소문이 자자했다.
독립해도 구두 일로 돈을 벌수 있으련만 젊은이는 집에서 거의 한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또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몇 년이 흘렀다. 그 사이 젊은이가 웃음을 보인 건 딱 두번이었다.
처음 집에 왔을 때, 짜증을 내던 세몬 부인이 빵과 음식을 내주며 얼굴을 마주치자 한 번 웃었다.

두 번째는 어느 졸부가 구두를 맞추러 왔을때, 비싼 가죽을 들고와 목이 긴 장화를 만들어 내라고
설치는 졸부를 보고 젊은이는 씩 웃더니만 장화 대신 슬리퍼를 만들었다.
놀란 세몬이 젊은이를 책망할 즈음 졸부의 집에서 전갈이 왔다. 구둣방에서 돌아온 졸부가 갑자기
쓰러져 장화는 필요없게 됐다. 대신 죽은 이에게 신기는 슬리퍼를 만들어 달라...

눈치 바른 사람들은 이쯤에서 알아챘을 것이다.
젊은이는 천사였다.

어느날 하느님이 갓 낳은 쌍둥이 딸을 둔 여인의 영혼을 거둬 오라고 명령했다.
그 여인의 남편은 며칠 전 벌목장에서 나무에 깔려 숨졌다.

사고무친인 여인마저 죽는다면 쌍둥이 아기들이 뛰따르는 건 시간문제였다.

천사는 불복했다.

그러자 하느님은 여인의 목숨을 거두고 천사를 인간세계로 내려 보냈다.

"인간세계에서 세가지를 알게 되는 날, 너는 다시 하는 나라로 돌아올 것이다.

세가지는 인간의 내면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다"

" 인간의 안에 있는 것은 사랑이다."
천사는 세몬과 부인이 자신을 불쌍히 여겨 받아들였을때 첫 문제의 답을 알았다.
인간의 안에 있는 것은 '사랑' 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졸부가 왔을 때 답을 알았다.

졸부의 뒤에는 영혼을 데려가는 천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 것은 '자기 육체'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지식' 이었다.

곧 죽어 쓸모가 없어지는 것도 모르고 인간은 제 몸치레에 정신이 팔린 허약한 존재엿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여인의 목숨을 거두면 결국 따라 죽을 거라 생각했던 쌍둥이 딸들이 그네를 불쌍히 여긴 이웃의
사랑으로 예쁘게 큰 모습을 보고 천사는 깨달았다.

 

모든 인간은 자신만을 생각하고 걱정한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사람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세계에 내려와 세 번째 웃음을 쌍둥이 딸들에게 보이며 빛 가운데 선 천사는 이렇게 외친다.

"아이들을 낳고 죽어가던 어머니에게는 자기 아이들의 생명을 위해 무엇이 필요 한지를 아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부자 손님은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지 못했다.

사실 어떤 사람에게도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산사람이 신을 장화인지,

죽은 자에게 신기는 슬리퍼인지를 아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내가 인간이었을 때 살아갈수 있었던 것은 나 스스로의 염려 때문이 아니라

길을 가던 한 사람과 그아내에게 사랑이 있어서 나를 불쌍히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것은 각기 자신의 일을 염려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가운데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천사는 하늘로 올라갔다.

"세몬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은 전과 다름이 없었고,집안에는 가족이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_

인간에게 정말 필요 한것,인간이 무엇으로 사는 가를 깨달은 사람에겐

금은 보화니 부귀영화는 사족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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