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이라크 전쟁을 걱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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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3-02-14 ㅣ No.157

 

 

우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바랍니다 !

 

 

 

    참 평화를 이룩하는 것이야말로 언제나 온 인류가 추구하여야 할 크나큰 과업입니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 전쟁의 불안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 위협이 시시각각으로 그 강도를 더해 가는 이 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는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염려하시면서 전세계 모든 나라에 평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하시고 온 인류에게 평화의 실현을 위하여 기도하자고 호소하십니다. 평화는 결코 무력 균형이나 국제 협약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군비 증강이 또 다른 군비 증강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지상의 평화], 110항 참조). 강대국들이 무기 산업에 쏟아 붓는 비용의 백분의 일만 들여도 전세계의 기근과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할 때에 세계의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켜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미국이 공언하는 이라크 공격의 도덕적 정당성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한 공격은 또 다른 폭력의 악순환을 불러올 뿐입니다. 교황님과 더불어, 미국과 중동의 형제 주교들과 함께 우리 한국 가톨릭 교회의 주교들은 전쟁을 반대합니다. 우리는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명명백백히 단죄합니다. 역사적으로 더 많은 전쟁을 일으켜 왔고 핵무기 등 대량 살상 무기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강대국들이 먼저 관용을 보여야 합니다. 전쟁의 위기에 놓인 당사국들은 모든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여야 합니다.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 공동체의 대화가 전쟁을 방지하는 단호한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 민족의 앞날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문제 또한 개탄하며 반대합니다. 7천만 겨레의 생명을 담보로 한반도 전체를 전쟁의 위기로 몰고 가며 국제 관계를 첨예한 긴장으로 악화시키는 북한 당국의 위험한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온갖 힘의 논리를 배격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지지합니다. 모든 사람이 마음을 열고 대화하며 모든 국가가 더욱더 긴밀한 형제 관계를 이루고 '평화'라는 인류의 공동선을 향하여 공존 공생하는 길을 모색하여야 합니다. 폭력의 문화, 죽음의 문화를 척결하고 이 땅에 평화의 문화, 생명의 문화가 피어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여야 합니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모든 신자들은 평화의 임금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 주신 평화가 우리 민족 가운데에, 나아가 세계 공동체 안에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며, 평화의 모후이신 동정 마리아와 그 배필이신 성 요셉의 전구를 간청합시다. 교황님께서는 특별히 세계 평화를 위하여 묵주기도를 바치자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선의를 지닌 모든 사람과 더불어 온 누리의 평화를 위하여 간절히 기도합니다.

 

2003년 2월 14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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