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루카 9,23-26; ’23/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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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8-30 ㅣ No.5513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루카 9,23-26; ’23/09/17

 

 

 

 

 

 

 

103위 성인 중에 여기서 가까운 행주일대에서 출생한 원귀임 마리아 성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성녀 원귀임 마리아는 1818(순조 18) 경기도 고양군 용머리, 현 주소로 친다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지금 서오릉 언저리입니다.

 

성녀는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고 걸식하는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 방황했습니다. 그러다가 아홉 살 때 아버지마저 여의고 고아가 되었습니다. 고아가 된 원귀임은 열심한 교우인 고모뻘 되는 원 루시아로부터 요리문답과 경문을 배우면서, 원 루시아의 집이 수놓아 생활하는 집이었기에 귀임도 그 일을 본업으로 삼았습니다.

 

성녀는 양순한 성품에 항상 신심이 평화스러웠으며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매사에 신중하고 성숙한 태도를 보여서 모든 이를 탄복케 했습니다. 15세에 세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혼인 말이 있었으나 동정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머리를 올려 시집간 여자 모양으로 쪽을 지었습니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다가 기해년 1839329일에 군난이 크게 일어나 포졸들이 원루시아의 집을 포위했을 때 귀임은 요행히 빠져나가 성문 밖으로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길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의 고발로 포졸들에게 잡혔습니다. 처음에 귀임은 당황한 나머지 정신 나간 사람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주 하느님의 명(主命)이 아닌 것이 없을뿐더러 이것도 천주께서 주시는 은혜일 것이라는 생각이 곧 귀임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기운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포청에서 우선 종사관이 대략 문초한 다음 포장이 직접 귀임을 불러서 심문했습니다.

네가 천주교인이냐?”

말씀하시는 바와 같이 저는 천주교인입니다.”

배교하라. 그러면 살려주마.”

저는 천주를 공경하고 제 영혼을 구하고자 합니다. 제 결심은 단단해서 죽어야만 한다면 죽겠습니다. 그저 무엇보다도 제 영혼을 구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배교하면 영혼을 잃게 됩니다.”

 

귀임은 주리를 틀리고 곤장을 맞고 여러 번 문초를 당하고 뼈가 여러 개 어그러졌으나 조금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정신을 잃지 않으며 조용히 또한 품위 있게 대답했습니다. 이 용감한 원귀임은 그 뒤 형조로 옮겨졌고, 두세 주일 지난 후에, 포도청에서와 같은 문초를 당했습니다. 형조에서는 귀임에게서 한 마디 배교하겠다는 말을 얻어내고자 친절하게 달래기도 하고 부귀영화로 살라고 유혹하다 못해 마침내는 가혹한 고문으로 위협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했으나 도리어 그의 순교의 뜻을 굳힐 뿐이었습니다. 이 밖에도 귀임은 감옥에서 굶주림과 갈증과 열병 등으로 고초를 겪었으나 그의 마음은 항상 안온을 잃지 않았습니다.

 

성녀는 드디어 5개월의 구류 끝에 그의 피로써 직접 그리스도와 혼인계약을 수결함으로써 신랑을 마중 나가는 지혜로운 동정녀 측에 끼는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성녀는 720일 일곱 명의 교우와 함께 서소문 밖 형장에서 참수형을 받고 순교하였습니다. 그때 나이 22세였습니다.

 

원귀임 마리아 성녀는 192575일 교황 비오 10세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19845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여의도에서 성인품에 올랐습니다. 성녀의 축일은 103위 한국 순교성인 축일인 오늘, 920일입니다.

 

오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을 맞아, 103위 성인 중, 특별히 1839년 기해박해로 서소문 밖 형장에서 순교하여, 주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을 증거하신 원귀임 마리아와 43분의 순교성인들을 기리며, 우리 신앙 안에서 어떻게 순교 정신을 살 수 있을지 각자의 위치에서 생각해 보고 실천하며 순교의 피로 연결되어온 신앙을 지켜나가기로 합시다.

 

원귀임 성녀와 순교성인 성녀들은 왜 신앙을 간직하고 또 죽기까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믿음과 사랑을 유지했는지?

무엇이 원귀임 성녀와 순교성인 성녀들이 죽음의 문턱에서조차 굴하지 않고 신앙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했는지?

원귀임 성녀와 순교성인 성녀들이 믿는 신앙이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했는지?

원귀임 성녀와 순교성인 성녀들을 비롯한 한국 천주교 순교 성인들의 순교정신이 오늘 우리를 어떻게 살도록 촉구하는지?

 

오늘 우리 본당의 주보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을 맞아 우리의 신앙을 새롭게 하고, 신앙을 위해 순교하신 성인성녀들을 적절하게 기리는 삶을 무엇일지 생각해 보고, 개인과 가정, 구역반과 단체 및 사회에서 묵묵히 실천함으로써 한국 천주교회의 신앙을 계승 발전해 나가도록 합시다.

 

올해 서울대교구장님은 코로나 19 대유행을 마치고 새롭게 출발하는 교회로 살아가기 위해 두 가지를 강조하셨습니다. 그 첫째는 신앙생활의 근원인 미사성제에서 영적 힘을 길어내자.’라는 것과 둘째 우리 안에 다양한 신심을 새롭게 불 지피자.’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헌신할 다양한 신심으로서는 특별히 성체조배나 성시간, 혹은 성체거동 등의 성체 신심, 첫 토요일 미사와 로사리오 기도 등의 성모 신심, 순교자 현양과 성지 순례 등의 순교자 신심, 성령 기도회나 성령 쇄신 운동 등의 성령 신심 등입니다. 새롭게 불붙은 신심이 우리의 신앙을 더 깊게 만들어줄 것이고, 더 깊어진 그 신앙 안에서 우리는 복음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시며, 우리 모두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더라.’ 하는 모습으로 우리 사회를 선구적으로 가꾸어 가는 복음의 일꾼이 되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를 이어받아 본당 주임사제로서 우리는 기도하며 예수님의 말씀을 나누고 실천하러 성당에 모입시다.’라는 표어를 정한 바 있습니다.

 

이제 2023년 상반기를 마치고,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하반기, 특별히 우리 본당의 주보이신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대축일을 맞으며, 우리의 신앙생활을 새롭게 출발하기로 합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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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 이동 꽃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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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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