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추기경님! 안부인사 욀립니다

인쇄

홍지화 [giwha777] 쪽지 캡슐

2000-01-27 ㅣ No.1100

추기경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무릅이 안 좋으시다는 말씀을 듣고 걱정이 되네요.

건강하셔야 하는데…

저는 집에서 잘 놀고 있어요. 너무 잘 놀아서 탈이죠. 집에 오니까 긴장이 풀어져서 공부와도 담쌓고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제 놀만큼 놀았으니 어디 공부 좀 해볼까 하면 어느새 잠잘 시간인 것 있죠? 저 혹시 이러다 학교에서 쫓겨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가 원래 무늬만 모범생이거든요.

다음주부터는 한달밖에 남지 않은 방학이라도 건져 보겠다는 각오로 모교 도서관이라도 다녀야겠어요.  4년동안 죽치고 앉아 있던 곳이라서 제겐 정든 곳이거든요.  재학 중에는 서울의 일류대학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끔찍히 싫어했는데 오히려 그 곳을 벗어나니  그 곳이 그리워져요.  서울 올라가서 처음 20일동안은 모교 교수님들과 친구들 꿈만 되풀이해서 꾸었다니깐요.  나중에는 악몽처럼 지긋지긋했어요.

 추기경님!

며칠 전에 추기경님과 김태정 전 법무부장관이 만났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봤어요.,  그 사람 좀 따끔하게 혼내주시지 그러셨어요. 제일 모범을 보여야 할 사람이 그런 사회적 무리를 일으키다니….

 더구나 공직에 있는 남편을 생각해서라도 행동거지를 삼가야  할 부인이 허영과 사치를 부려 빈부격차의 위화감마저 조성하다니요.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그들의 최대 피해자는 하느님아라구요.  추기경님께서도 보셨겠지만   옷로비 청문회에서 세 여자들이 한결같이 자기의 결백을 하느님한테 맹세한다고 그랬잖아요.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느님의 이름을 그렇게 함부로 불려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십계에도 명시되어 있잖아요.

추기경님!

질문이 하나 있는데 주일미사 빠지면 고해성사 해야 되는지요.

그럼 죄송하지만  추기경님께서 제  고해성사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사실은 제가 게으른 탓에 집에 와서는 성당을 한번밖에 못나갔거든요.  서울에서는 주일미사 안빠지고 다녔는데 집에 오니까 주일미사 나가기가 너무 힘들어요. 이곳 성당은 아침 열시 미사와 일곱시 미사밖에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기도 힘들고 성당도 멀어서 버스 타고 가야 하거든요.  저녁때는 춥고 어두워져서 나가기가 싫구요.

물론 이것도 변명이겠지만요. 보속은 뭘로 하면 될까요.  

그런데 참 고마운 분이 계세요. 제가 내러온 후부터 누군가가 매주 강론을 제 이메일 주소로 토요일마다 보내주시거든요.  누군지는 저도 몰라요.  그 분이 누구신지 궁금해요.

 제 동생이 내주부터 교리공부를 시작한다고 하니까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미사에 나가기가

 수월할 것 같아요. 앞으로는 열심히 다니려고 해요.  주님이 제가 그동안 게으름 피운 것 용서해 주시겠죠?

 제 동생은 저보다 먼저 성당을 다녔는데 의지가 부족해서 중간에 몇번이나 도중하차 했거든요. 옆에서 자꾸 챙겨주는 사람이 있어야 교리공부 마치고 세례를 받을 텐데 걱정이군요. 천주교를 굉장히 좋아하고 믿고싶어 하는데  끈기와 결단성이 부족하거든요.  

저는 뭐든 결심만 하면 끝까지 밀어부치는 성격인데 제 동생은 저와는 다르거든요.

이번에는 부디 제 동생이 육개월동안 교리공부를 무사히 마치고 세례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추기경님!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건강하시고 늘 행복과 평화로우시기를 제가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방학도 얼마 안 남았는데  저도 이제부터는 정신  차리고 열심히 공부해야죠.

그럼 안녕히계세요.

 

 

                                                            -홍지화 미카엘라올림-



7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