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성작에 비친 사제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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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4-10-12 ㅣ No.61

 

성작에 비친 사제의 얼굴!


말씀에 전례를 하면서 문득이런 생각을 했다.


“진정 나의 모습을 실물로 내가 본적이 있었는가?”

“없었지! 거울로 비친 모습이었지!”


미사 시작 입당전 아마 모든 사제들이 그러겠지만 머리를 빗고 제의를 잘 추수린다.

그렇게 수년을 했다.


키가 좀 커서 인지 제의 방 거울이 있는데 거울 상단에 주님은 나의 목자라는 표어가 얼굴을 가려서 그것을 띄워달라고 그랬더니 다음날 그 표어를 띄지 않았다.

아! 그런데 거울에 내얼굴이 모두 잘 보였다. 수녀님이 표어를 띄지 않고 거울을 높이 달으셔다. 음 생각의 차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무엇을 장애로 알고 없애라고 했는데 내키에 맞추어서 수녀님은 오히려 놓이 다셨다. 그 표어를 띄기가 싫으셨나보다!

난 역시 많이 딸리는 사람이다.


이런생각이 났다.


정말 나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복음이라는 거울이 가장 정확하게 나를 바라보게 해준다는

문득 든 그 생각이 나도 몰래 내가 많이 기특해 하고 잠시만이지만 마음의 볼이 발개졌다.


성찬의 전례가 시작되었다.

포도주를 봉헌하는데 성작에 내얼굴이 고스란히 비춰졌다.

행복했다. 얼마나 영광인가? 성작에 자신의 얼굴을 매일 비춰볼수 있다니!

내 가슴이 훈훈했다.


성찬기도문을 했다.


연중평일 제1감사송!


붉은 제목으로 그리스도를 통한 쇄신이라고 써있었다.


요즈음 나는 쇄신이라는 주제로 주제넘는 강론을 시리즈로 수녀원에서 하는데

수녀님께서 그런 나의 마음을 아시고 경본을 펴시는 수녀님이 많은 연중 감사송중에 그대목을 펴놓으신 것일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감사했다. 섭리이다.

아니면 말고! 수녀님이 의도하시던 안하시던 그것 역시 섭리라고 생각하고 싶다.

누가 그러더라 거룩하고 싶은 것이 거룩하게 생각하고 싶은 것이 최고 섭리라고!


철이 들면 달덩어리가 된다는데 가을에 난 강강술래를 추석때 하면서 수녀원에 들어왔는데

수녀원 나갈 때 쯤은 철들어서 다시한번 강강술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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