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83. 미사7-성변화3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10-04 ㅣ No.131

 

 

 

  나를 기억하여

 

 

 

  83. 미사7-성변화3

 

 

 

  사도 바오로는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1고린 11, 24ㄷ)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다시 신자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1고린 11, 26) 그런데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주님의 죽으심을 선포하고,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예를 행하는 것일까?

 

  주교님께서는 사제서품 때 사제후보자들에게 "여러분이 기꺼이 받아들인 하느님의 말씀을 모든 이에게 전하십시오. 하느님의 법을 깊이 묵상하며 읽는 것을 믿고, 믿는 것을 가르치며 가르치는 것을 실천하십시오. 여러분이 전하는 복음의 교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양식이 되고, 여러분의 성실한 생활은 여러분과 함께 세상에 사는 인류의 동료들에게 기쁨이 되도록, 말과 모범으로 하느님의 교회를 건설해야 합니다."고 말씀하신다.

 

  이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주님의 말씀을 정확히 알아듣고, 그 말씀을 말과 모범으로 실천해야 한다." 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 가르침의 모범적인 모습을 우리는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 신자들의 공동생활' 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사도들이 계속해서 놀라운 일과 기적을 많이 나타내 보이자 사람들은 모두 하느님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믿는 사람은 모두 함께 지내며 그들의 모든 것을 공동 소유로 내어놓고 재산과 물건을 팔아서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한 마음이 되어 날마다 열심히 성전에 모였으며 집집마다 돌아가며 빵을 나누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함께 먹으며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이것을 보고 모든 사람이 그들을 우러러보게 되었다. 주께서는 구원받을 사람을 날마다 늘려 주셔서 신도의 모임이 커 갔다."(사도 2, 43-47)

 

  또한 사도 야고보는 행동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며 이렇게 밝히고 있다.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 날 먹을 양식조차 떨어졌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하게 녹이고 배부르게 먹어라.'고 말만 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믿음에 행동이 따르지 않으면 그런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야고 2, 15-17) 그리스도교 신앙을 단순히 신비체험이나 사회 발전에 따르는 병폐를 이완시키기 위한 심리적인 안정제 정도로 격하시켜서는 안 된다.

 

  또한 단순히 그리스도교 교회 내의 종교적인 모임과 회합만으로는 부족하다. 성서 모임을 통해 성서연구를 얼마나 많이 했는가 보다 자신이 연구한 성서의 말씀을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실행하기 위해 연구하는 것이지 아는 것으로 그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그리스도교의 모임과 회합의 방향을 과감히 세상 안으로, 그것도 깊은 곳으로 가서 그물을 던지고 자신을 희생제물로 내놓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그 연구한 방법을 실천하는 쪽으로 변화되어야 하겠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평생 연구한다고 해서 우리가 완전히 알 수 있겠는가? 아니 어느 정도 알 때가 언제 그리고 그 어느 정도란 말이 실제로 어느 정도 하면 되었다고 스스로 만족하여 활동할 수 있겠는가? "믿기 위해 알고, 알기 위해 믿는다."는 성인의 말을 오늘 이 시대에 이렇게 되풀어서 말할 수 있다. '알기 위해서 활동하고, 활동하기 위해 안다.'

 

  우리의 참된 신앙의 모습은 이웃을 향한, 그것도 버림받고 소외된 이웃을 향한 헌신적인 봉사와 희생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주님을 기억하여 우리가 행할 예이다.

 



71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