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뵙고싶은 우리들의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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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화 [giwha777] 쪽지 캡슐

2009-02-26 ㅣ No.1060

사람이라는 게 참 간사하네요.  그죠. 추기경님?
 
추기경님에 대한 생각을 몇 년간 잊고 있다가, 영영 이별하고 나니 하루에도 몇 번씩 추기경님 생각이 납니다.
너무너무 뵙고 싶은데, 이젠 뵐 기회조차 없군요.
진작에 찾아뵈었더라면 좋았을걸.,.
 
늘 그자리에서 늘 그 인자하시고 너그러운 웃음으로 머물러 계실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빨리 이별의 순간이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기억하는 추기경님은 언제나 건강하시고 언제나 멋지시고, 언제나 너무나 존경스러운 분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원망스럽습니다.  좀 더 이세상에 머물게 해주시지, 좀 더 오래 건강하게 목자 일을 하시게 보살퍼주시지. .........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많이 아쉬워요.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에도 이렇게 안 울었는데......... 왜이리 가슴이 허전하고 슬픈지요.
가슴에서 알맹이가 빠져 나간 것 같아 일이 손에 안잡힙니다.
 
추기경님..
사는게 참 힘들다고  오늘도 괜히 투정을 부리네요.
제 욕심만 비우면 되는것을............ 그게 그리도 아렵고 힘드네요.
혜화동 할아버지를 뵌 9년 전이나 지금이나 저는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언제나 세상살이에 너그러워지려는지........
할아버지께 부끄럽네요.
 
할아버지께 세상사 뜻대로 안되어 힘들다고 징징거릴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동생도 있었으니까요. 꿈도 있었고.
9년 전 저는 팔팔했는데, 이젠 사는 게 재미없네요.  상처입은 제가 회복이 안돼요. 추기경님을 찾아뵈었더라면    저한테 어떤 말씀을 해주실지........ 그래서 타임을 놓친게 너무 안타까워요.
지난 몇 년 간 정말 시체처럼 살았거든요.  
 
제 동생도 할아버지 계신 곳에  있나요?  제 동생한테  솔메이트가 되어 주세요. 
하느님은 왜 제가 좋아하는 사람만 그렇게 빨리 데려가시는지요.
 
할아버지의 미소를  떠오르면 제 가슴도 따뜻해져요.
어제 제 꿈에서도 그렇게 환히 웃으시고 계시더라구요. 지금은  편찮으시지도 않고 평안하시지요?
그러면 된 거에요.
 
정말 추기경님처럼 멋진 분을 사제로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려요
추기경님께서도 돌아가시기 전, 사제이기 이전에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셔야 했던  고독과 고통 , 외로움 함께 해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해요.  죄송합니다.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아버지셨고, 어둠 속에서 빛나는 한줄기 환한 빛이셨는데, 한 평생 그렇게 헌신하시며 사셨는데, 우리는 정작 힘드실때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네요.
추기경님을 위한 기도조차 못해드렸네요.   그래서 더 죄송합니다
 
추기경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사랑을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데.............
오늘도 저는  현실적인 문제로 9년 전의 저처럼 징징거리고 불평만 늘어놓네요.  투덜이 스머프가 어디가겠어요?
 
정말로, 정말로  혜화동할아버지가 너무 그립습니다.
혜화동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 다시 뵐 수 없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사랑해요, 추기경님.
감사해요. 추기경님,.
그동안 너무 힘드셨으니 주님께 으름장도 놓으시고  평안히 쉬세요.
저는 헤화동할아버지가 너무   그립답니다.
 
제가 씩씩하게 잘 살아갈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할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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