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78. 미사6-감사기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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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08-30 ㅣ No.126

 

 

 

  감사할 게 뭐 있어

 

 

 

  78. 미사6-감사기도1

 

 

 

  어떤 사람들은 하느님께 감사할 것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감사보다는 원망이 앞선다고도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과 가지고 싶은 것이 잘 이루어지면 하느님이 도와주셨다고 생각하고, 자기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하느님이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한다. 하느님이 아무리 영적인 분이시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사람이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돈을 더 벌고 물질적으로 풍요하면 풍요할수록 좋은 것이고 하느님이 도와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장사가 잘 되면 잘 될수록 너무 바바서 그 장사에만 매달려야 한다. 인간답게 살기는커녕 일과 돈의 노예가 된다. 그런데도 그런 상황을 수치스럽게 생각하거나 거기서 벗어날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랑으로 삼기도 하고 당연하게 여기기도 한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들도 그러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고는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부러워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인간의 사고와 행동 방식은 현실적이다 못해 물질적이다. 그리고 그 배경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며 그러기에 또한 이기적이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현실적인 이해관계 안에서 종교를 선택하거나 바꾸기도 하면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하느님을 찾고 관계를 맺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이 모습을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 안에서 발견한다. 나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손해라도 끼칠 양이면 그분은 하느님도 아니오, 아니 내 뜻을 망치기 때문에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일 뿐이다. 나에게 이익이 되는 한에 있어서만 내 하느님! 그러나 그런 식으로 하느님이 인간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 또는 어느 한 민족이나 인종의 이해관계 속에 있다면, 그 하느님은 그들의 수호신이거나 그들이 만들어 낸 우상일 수는 있을 수 있어도 하느님은 아니다.

 

  어떤 신관을 가졌느냐에 따라 그 신을 믿는 이들의 삶이 바뀐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하느님을 섬긴다면 그들은 이웃도 이해관계 안에서만 바라볼 것이다.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형제들과 맺는 일치'는 깊은 함수관계에 있다. 마치 십자가의 수직선과 수평선과도 같이. 그러므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에게는 자기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세상과 그런 세상의 주인에게 갖는 감정이 다분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인간의 뜻이 하느님의 뜻 안에 있다면 다행스럽겠지만….

 

  사도 요한은 "내가 말하는 사랑은 하느님에게 대한 우리의 사랑이 아니라 우리에게 대한 하느님의 사랑입니다."(1요한 4, 10ㄱ)라고 했다. 우리 인간이 인간 중심적인 사고와 행동방식에서 벗어나 하느님 중심으로 변화된다면, 우리는 쉽게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하느님의 사랑을 가슴 가득히 느낄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와 나라고 말할 수 있는 또 다른 나인 '너'와 '우리'가 맺는 불완전한 관계 때문에 오는 모든 죄악마저 없애시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보내셔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제물로 삼으"(1요한 4, 10ㄴ)셨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감사를 드릴 수 있는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사는 것이다.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 3) 이 영원한 생명은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모든 사람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고 따라서 아들은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모든 사람에게 주게 된"(요한 17, 2) 것이다.

 

  주님, 감사드립니다. 내 생의 모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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