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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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7-27 ㅣ No.5472

연중 제18주간 월요일 ’23/08/07

 

언젠가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계속 도와주려면, 돈을 많이 내는 신자들이 더 많아져야겠네요?” 하는 다소 부담 섞인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수학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보면 합당한 말같이 보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돈 많은 신자들이 늘어나게 되면 부자들의 교회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면 가난한 이들은 도움을 받으러 올 수는 있어도, 교회에 신자로서 오기에는 조금 낯설고 부담스럽게 됩니다. 그러나 가난한 이들과 십시일반으로 나누게 되면, 가난한 이들도 들어와 함께할 수 있는 천주교회가 됩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배고픈 군중들을 보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들을 보낼 필요가 없다.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마태 14,16) 그러자 제자들이 우리는 다 모아도 저희는 여기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밖에 가진 것이 없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시고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왜 더 준비하지 못했느냐!’ 라든가, ‘빨리 집에 가서 장롱에 꼬부쳐둔 돈 꺼내서 먹을 것 사와라또는 빚내서 사와라!’라고 하지 않으십니다. “그것들을 이리 가져오너라.”(18) 하시며, 그냥 제자들이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큼을 받으시고는 군중에게 풀밭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손에 들고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제자들이 그것을 군중에게 나누어 주었다.”(19) 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그 기적의 결과로 거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먹은 사람은 여자들과 아이들 외에 남자만도 오천 명가량이었다.”(20-21) 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그러면 얼마나 나눠야 하는가? 우리가 가진 것을 다 바쳐야 하는가? 교회는 자기 스스로 검소하게 살면서, 가난한 형제들과 나누며 살도록 안내합니다. 그런가 하면, 천주교회는 제도적으로 각 본당 단위의 교회 공동체가 가난한 이들과 나누는 비율을 본당 전체 예산의 10%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을 돕는 부자 교회가 아니라,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가난한 교회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물질적으로 풍요한 이들과 풍요하지 않은 이들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그 때 비로소 우리 교회가 모든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신 주님의 교회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며, 주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주 예수님께서 채워주시는 가난을 살아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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