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5동성당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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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국 [paul62] 쪽지 캡슐

2000-01-07 ㅣ No.459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느 모임의 일원이 되었을 때 그 모임에서 인정받고

나의 가치를 실현하며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했습니다.

내가 '나'자신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속에서'나'를 찾고

'나'를 발견하려고 발버둥 쳐 왔었습니다.

그러나 사당5동 성당이라는 곳에 와서야 비로소 내가 '나'를 정의하고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의 '나'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고, 어떻게 생각하며, 어떤 평가를 내리는지에

아둥바둥하던 나에서 그런 모든 것들에서 초연해지며,

홀로서기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는 내 삶을 아름답게 꽃 피우기 위해 모든 나의 힘을

다 기울였었고, 불꽃처럼 타 오르다 점점 소진하여 가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나는 사당5동 성당에 와서야 비로소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삶은 아니지만

'물'처럼 모든 만물을 적시며 아래로만 잔잔히 흘러가는

삶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물줄기가 사막을 만났을 때 그 사막을 어떻게 건널 수 있을 지 걱정하지 않는

그런 삶을 배웠습니다.

내 몸을 증발시켜 구름으로 떠서 사막을 지나

비로 다시 대지위로 내리는 방법을 터득한 것입니다.

나는 어리석었었고 시간에 조급했던 지난 날,

내가 생각하였고, 추구하였고,공부하였던 것들이

그 당시에는 하나의 사상 누각이었지만,

사당5동 성당에 와서야 나의 이상을 현실과 조화시킬 열쇠를 찾았습니다.

사당5동에서 현실의 치열함을 배웠고, 잃었던 정열을 그로 인해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나의 정열을 한번에 화 하다가 꺼지는 '불'로가 아니라

안으로 안으로만 감싸고 도는 '물'로 승화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사당5동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조용히 사색하고, 기도하며, 나의 잘못을 반성하는

멋진 사제생활을 하기로 결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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