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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는 참된 성모신심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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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5-09-13 ㅣ No.3

  제목: 루터는 참된 성모신심가였다.


어떤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 이런 질문을 하였다.  혹시  천주교가 개신교의 말처럼 마리아를 숭배하는 교인가? 아니라면 어떻게 대답해주어야 하는가? 어떻게 성모님이 동정녀로 성자를 낳았는가? 어떻게 성모님이 천주의 모친이신가? 나는 이러한 질문을 받고 정말 우리 천주교회가 믿고 또  레지오 마리애의 기도문에 있는 성모님에 대한 호칭들에 대한 개신교의 오해와 이와 더불어 파생된 신자들과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의 불안을 해결해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필자에게 생겼다. 이와 관련하여 본고에서는 개신교의 아버지인 루터의 성모신심과 그의 성모님에 대한 저서를 토대로 그 답을 설명하는 특별한 기획을 연재하고자 한다.

      

* “천주교는 마리아 숭배교”라는 오해에 묻혀진 루터의 성모님이해와 신심

혹 누가 개신교의 아버지 루터를 단지 로마 가톨릭 교회의 권위에의 반항자 혹은 가톨릭의 모든 체제와 모든 교리와 사상에 대해 반대하는 혁명가로만 보는 극단적인 시각을 가졌다면 루터와 마리아와의 관계는 부정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자유주의 사상이 강력했던 19세기 프로테스탄티즘의 태도가 바로 이런 부정적인 것이었다. 이러한 감정적인 태도안에서 근거없이 17,18세기에 걸쳐 마리아 공경은 상실되어갔으며 이 상실의 근원은 바로 루터에 있다는 막연한 추측이 천주교를 ‘마리아 숭배교’라고 일컫는 차마 웃을 수 없는 해프닝의 표어를 만들어냈다. 루터 자신은 깊은 성모마리아 신심을 간직했던 아오스딩회의 수사신부였으며, 묵주기도를 열심히 하였던 성모신심의 소유자인 것을 부인할 수 없다.1)

현재 독일과 프랑스의 개신교를 중심으로 성모 마리아에 대한 호의적(?)인 새로운 접근이 유행의 행보를 더해가고 있으며 한국 개신교내에서도 성모마리아에 대한 개신교의 올바른 시각을 갖고자 연구하는 목회자들을 볼 수 있다.


* 루터의 마리아 공경의 뿌리가 된 유년시절과 수도회입회

루터가 태어난 1483년은 교황 식스토 4세가 교황헌장 <<Grave nimis>>를 낸 해이다. 성모님의 무염시태(성모님의 원죄없이신 잉태)에 관한 논쟁의 중지를 명한 이 헌장은 당시의 활발한 성모신심과 심도 있는 마리아론 연구의 증거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세계에서 태어난 루터는 가정에서와 학교에서부터 토요일마다 성모공경의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에르푸르트 대학 시절  1503년 4월 16일 칼에 허벅지를 다치는 사고를 당하였을 때에“오오 성모님, 도와 주셔요!”라고 외쳤다고 한다. 루터는 성모님의 어머니이신 성 안나에 대한 신심이 깊었다. 그는 늘 어려움이 있을 때 성 안나에게 기도하였으며 기록에 의하면 “성안나여, 도와주소서. 이 몸은 수도자가 되겠나이다.”라고 기도하였다. 성 안나와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깊었던 루터는 그의 기도처럼 아오스딩회의 수도자가 되었는데 이 회도 마리아 공경의 전통을 갖고 있었다. 수도자의 흰옷은 동정마리아의 순결의 표시요, 수도원의 집회때는 성모상본이 걸려있었다. 수도자들은 그 앞에 모여 매일 “은총이 가득하신 하늘의 모후여, 천사들의 머리이신 어머니, 동정 순결의 꽃,장미, 백합이신 마리아여, 우리 믿는 이의 구원을 위해 아드님께 빌어 주소서.”라고 기도하였고 기록에 보면 루터는 마리아상에 자주 입맞춤을 하였다고 한다. 루터는 사제서품을 받고(1507년) 마리아 축일에 관한 강론집과 특히 성모 무염시태에 관한 강론집을 깊이 연구하였다.2) 이와 같이 루터는 성장과정과 수도 생활안에서 성모신심이 깊어갔다.


* 루터의 전통적 마리아 공경의 내용


1. 천주의 모친

어느 누가 자신이 ‘그리스도교인’이라고 말하면서 마리아를 단순히 ‘그리스도를 낳은 여인’, 단순한 ‘인간 그리스도를 낳은 단순한 인간 마리아’! 혹은 ‘그리스도를 낳은 단순한 여인!’이라 말한다면 그는 이단 네스토리우스의 주장을 옹호하는 사람이다.

이러한 하느님의 신성과 인성을 분리한 네스토리우스설의 결과는 현재의 그릇된 성모님에 대한 극단적 생각을 갖고 있는 일부 개신교의 주장과 동일하다. 즉 예수님의 인성(人性)과 신성(神性)을 분리하여 인성을 평가 절하하고 신성만을 택하는 이분법적 생각안에서 마리아는 그저 예수의 육신을 낳아준 대리모(代理母)의 위치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러한 네스토리우스적인 생각의 바탕에서 생각한다면 복음에서 마리아가 예수님을 찾아왔을 때 “누가 내 어머니인가?”라는 질문  을 마치 예수님이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육친의 관계를 평가절하는 의도에서 한말 처럼 해석하므로써 마리아와 예수의 관계를 단절하는 오류를 빚어내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네스토리우스이단을 단죄한 공의회가 431년 에페소 공의회였고 공의회에서 이미 초대 그리스도교에서부터 알렉산드리아에서 마리아를 ‘천주의 모친’이라고 쓰였고, 당대 최고의 교부들인 오리게네스나 아타나시우스 역시 성모 마리아가 천주의 모친임을 입증함을 증거삼아 천주의 모친이라는 칭호를 바로 세웠다. 또한 451년 칼체돈 공의회에서 하느님의 어머니인 마리아의 신앙을 전 교회의 신앙으로 확인하였다.

1539년 쓴 ‘공의회와 교회’에서 루터는 이 에페소 공의회에서 표명한 신앙을 바로 자신의 신앙이라고 하고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공의회는 신앙에 어떤 새로운 것도 정한 것이 아니며, 네스토리우스의 새로운 생각에 대하여 전래(傳來)의 신앙을 지킨 것이다. 생각건대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신앙개조는 이미 처음부터 교회안에 있었고 ...복음, 즉 성서 속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결정이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확정하고 있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3)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것으로부터 루터는 “마리아는 모든 피조물을 초월한 가치를 갖고 있다.”4)고 말한다. 하느님의 어머니시므로 마리아는 하느님의 계명을 완전히 지킬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이토록 많은 은총을 입고, 은총에 가득찼다.5) 그는 1529년 주님 탄생예고 축일에 즈음하여 루가 복음서 1장 26-38절을 해설하면서 아베 마리아라는 말에 연관하여 “첫째로 마리아는 은총이 가득한 분이다."라고 말하였다. 마리아는 따라서 거룩하고 선으로 충만하며 죄로부터 자유롭고 하느님에 의해 자신에게 해로운 모든 것으로부터 보호 되고 있다. 마리아는 예견과 지혜의 은총을 받은 "대 예언자(die grosse Doctrin und Prophetin)"이며 모든 사도들, 예언자들보다도 더 많이 아는 분(gelehrter)이다.6)

이어서 루터는 마리아의 공경의 권고한다. “마리아가 찬미 받아 마땅하며, 아무리 찬미받고 영광을 입어도 지나침이 없음은 단연코 확실하다. 생각건대 그 영예는 저토록 드높게 빛나고 지상의 모든 여인 위에 있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것이다. 우리는 이 어머니께 영광을 드려야 하며 그 어머니가 낳으신 하느님을 우리의 눈과 마음으로부터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7)

만약 어느 집안에서 아버지가 할머니께 갖은 정성과 공경을 다하는데 이것을 우상화 작업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 말을 손자가 한다면 그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

루터는 참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잘 공경하는 아들이며 개신교의 아버지였다. 그럼 아직도 천주교를 마리아 우상숭배의 교회라고 말하는 그리스교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혹시 루터가 경계하는 그리스도교라는 탈을 쓴 새롭게 부활한 네스토리우스이단이 아닐까?

그들은 마치 자신이 하느님을 믿는 참 신앙이라면서 주님의 사도들과 신자들을 잡아 가두려한 하느님을 만나기 전의 바오로가 아닐까? 그들은 언제 하느님을 바로 뵙고 말에서 떨어질것인가?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어머니에 대한 공경을 우상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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