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63. 고해 성사 생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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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05-02 ㅣ No.107

 

 

 

  난 죄없어요

 

 

 

  63. 고해 성사 생활1

 

 

  "고해성사를 꼭 보아야 하나요? 난 죄 없어요!… 착하고, 나쁜 짓 안하고, 남 울리지 않고, 열심히 자기 할 일 다하고, 살다가 기회 있으면 남도 도우면 되지! 거기서 더 이상 뭘 어떻게 살아요?" 고해성사는 단순히 죄를 씻는 세탁소에 불과한 것인가? 성사가 은총이라면 고해성사는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은총인가? 그리스도교 신앙이 우리에게 말하는 완전한 인간의 삶은 어떤 모습인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사랑은 자기가 좋아서 하는 사랑이다. 이 사랑은 일종의 자기 만족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한 인간이 남을 돕는다면, 몇 명이나 돕고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느냐는 식의 자기 성찰을 유도하여, 죄를 만들어 안기자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우리가 나누고 싶은 것은 우리 삶의 근본적인 태도와 우리 인간이 걸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란 어떤 길인가를 찾아보고자 한다.

 

  "내가 이제 가장 좋은 길을 여러분에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고린 13, 1-2) 전시회에 가서 훌륭한 그림을 보고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이 아름다운 것일까? 아니면 그 그림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낀 사람의 마음이 아름다운 것일까? 화가의 마음이 아름다운가 아닌가를 말하기보다, 그림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이의 마음 속에 심어져 있는 사랑을 보고 싶다. 어떤 것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고, 또 자기가 느낀 그 아름다움을 아름답다고 인정하고. 표현하며, 격려해주고, 자기가 본 그 어떤 것을 정말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어 주는 그 마음! 그 마음이 사랑이다.

 

  "남에게 해야 할 의무를 다하십시오. 그러나 아무리 해도 다할 수 없는 의무가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의 의무입니다."(로마 13, 8ㄱㄴㄷ) 인간 모두는 누구나 한 인간으로서, 인격적인 존엄성을 인정받으며 살 권리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서나 정당하게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 그것이 인권이다. 그런데 그 권리는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주어지는 것이다.

 

  첫 번째 의무는 인간으로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오늘 여기서 살아 있어야, 죽은 후에도 사체에 대한 권리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의무라면 이웃에 대한 의무다. 어쩌면 이 두 번째 의무는 인간에 대한 요구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격의 완성을 향한 목표일 수도 있다. 우리가 인격의 완성에 다다랐다고 인정할 만해서 머리 숙여 존경을 표시할만한 이들의 공통점은 그분들이 이웃을 향한 사랑을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자신의 시간과 재산의 얼마를 쪼개 주는 순간의 행위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송두리째 바치는 삶의 태도와 방향이다. "내가 비록 모든 재산을 남에게 나누어준다 하더라도 또 내가 남을 위하여 불 속에 뛰어든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모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1고린 13, 3)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너무나 많다. 게다가 우리가 부러워하면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꼭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도 많다. 하고 싶은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으리라! 그러나 우리가 해야 할 것과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것 모두를 다 합친 것을 다 포함하면서도 한 번에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율법을 완성했습니다.… 그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이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로마 13, 8ㄹ-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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