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61. 성체 성사 생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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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04-16 ㅣ No.105

 

 

 

  나보고 희생하라구요

 

 

 

  61. 성체 성사 생활1

 

 

  어떤 이들은 "성체가 예수님의 몸이라는데, 모신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배부른 것도 아니고…" "나보고 희생하라구요? 하느님은 우리에게 복을 주시는 분이 아닌가요? 나도 살기 힘든데 무엇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피를 흘리심으로써 그리스도 예수를 말미암아 하느님과 가까워졌습니다."(에페 2,13ㄴ) 우리는 예수님 때문에 하느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을 안다. 예수님의 생애를 살펴보면 우리에게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성체성사는 예수님 자신이다.

 

  "그리스도야말로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은 자신의 몸을 바쳐서 유다인과 이방인이 서로 원수가 되어 갈리게 했던 담을 헐어 버리시고 그들을 화해시켜 하나로 만드시고"(에페 2,14) 주님은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셔서, 유대인과 이방인들을 구별하는 담을 헐라고 하셨다. 맏아들이라는 유다민족과 다른 민족들, 남자와 여자, 그리고 부자와 가난한 자에 대한 인간의 편애의식과 그에 따른 인간의 차별구조를 없애시고 평등을 선포하셨다(요한 2,13-22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에페 2,15ㄴ) 또한 주님은 할례를 받은 유다인들뿐만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하느님의 생명과 사랑을 나누어 주시고(가나안 여자의 믿음-마태 15,21-28), 당신을 주님으로 믿는 사람들을 하느님 나라의 새 백성, 곧 교회를 이루게 하셨다.

 

  "또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둘을 한 몸으로 만드셔서 하느님과 화해시키고 원수 되었던 모든 요소를 없이하셨습니다."(에페 2,16) 십자가는 우리에게 하느님과 이웃을 동시에 바라보게 한다. 우리의 잘못으로 잃었던 생명을 다시 주신 하느님과, 우리에게 주신 하느님의 생명을 나누어야 할 이웃! 우리는 주님으로 인하여 십자가 안에서 하느님과 이웃과 생명을 받고, 주는 신앙의 신비를 살아간다.

 

  또한 이 신비를 간직한 새 민족인 교회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특혜와 차별이 없는 나라, 원수와 적이 없는 나라, 미움과 증오가 없는 나라, 굶주림과 소외가 없는 나라, 억압과 묶임이 없는 나라, 탐욕과 착취가 없는 나라, 챙기는 것이 없고 나누는 나라! 그리스도 우리 주님께서 죽으심으로써 우리에게 문을 활짝 열어 준 나라는 바로 평화의 하느님 나라이다.

 

  십자가는 우리의 희망이다. 십자가는 우리 구원의 약속이며 하느님 사랑의 징표이다.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할 따름입니다."(1고린 1,23ㄱ) 우리는 십자가 안에서 하늘과 땅을 본다. 곧 우리가 그리는 하느님 나라와, 지금 여기서 내가 겪고 있는 현실을 본다.

 

  하느님 나라를 기준으로 현실을 바라본다면 현실은 지옥이다. 십자가는 현실을 지옥으로 판단하라고 하지 않는다. 현실을 떠나 신심 속으로 숨을 수는 없다. 그것은 도피이지 희망을 성취하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은 더럽고 혼탁한데, 한 사람만 세상에서 건져 성당과 종교생활이라는 깨끗한 어항에 넣는다고 하느님 나라가 건설되지 않는다.

 

  십자가에서 구원을 찾는 우리의 신앙은 세상을 정화하는 것이고 세상에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우리 신앙의 관심은 언제나, "세상을 어떻게 하느님 나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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