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58. 세례 성사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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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03-26 ㅣ No.102

 

 

 

  나를 선택하라

 

 

 

  58. 세례 성사 생활

 

  주님은 세례성사를 통해 "나를 선택하라!"고 우리를 부르신다.

 

  "어떻게 그대로 죄를 지으며 살 수 있겠습니까?"(로마 6, 2) 우리가 처음 세례를 받을 때에는 다시는 나쁜 짓을 안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느덧 세례 받기 전 과거의 그 모습 그대로 이다. 지금도 죄를 짓고 있고, 어느 정도 아는 것 같으니까, "앞으로 하면 되지!" 하면서 점점 미루고 게을러지고,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전보다 더 세속화되었다.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그리스도께서 다시는 죽는 일이 없어 죽음이 다시는 그분을 지배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로마 6, 9) 죄를 짓고 나면 우리는 부끄럽고, 자신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성당에 나가 예수님을 뵙기가 두렵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 주님은 우리의 죄를 알고 계시지만, 우리를 탓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내가 지금까지 마치 자석에 끌리듯 저질러 왔던 악한 습관을 버리기란 아주 힘들다. 끊으려고 하지만, 생각처럼 그렇게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끊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나를 끌어당긴다. "마음으로는 선을 행하려고 하면서도 나에게는 그것을 실천할 힘이 없습니다."(로마 7, 18)

 

  "여러분은 율법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은총의 지배를 받고 있으므로 죄가 여러분을 지배할 수 없을 것입니다."(로마 6, 14) 주님을 생각하기 시작하고 주님께 나아가려고 노력하면, 주님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악습을 떨쳐 버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주님 수난과 부활의 힘이 우리를 당신 사랑 안에 머무르도록 해주실 것이다.

 

  내가 보기에 열심히 살고 있는 듯한 다른 어느 누구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나는 다만 각기 다른 방법으로 나를 부르신 주님께 응답하면 된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모두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삶으로써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갈라 3, 26)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내 잘못의 책임을 돌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 한 식구가 되자. 다같이 한 식구가 되어 성령께서 보여 주시는 대로 하느님 나라를 향해 교회를 이루어 나가자. "성령께서 평화의 줄로 여러분을 묶어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신 것을 그대로 보존하도록 노력하십시오."(에페 4, 3)

 

  "그러므로 결국 죽어 버릴 육체의 욕망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그래야 죄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입니다."(로마 6, 12) 우리가 세례 때 한 결심과 다짐은, 어떤 의미로는 순수하고 단지 마음 속의 이상을 그린 것일 수 있다. 이제 그 다짐을 완성시키지 못하고 죄에 떨어졌던 경험을 바탕 삼아,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님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자. 내가 하고 싶고, 가지고 싶고, 얻고 싶은 것보다 내가 해야 할 것과 주어야 할 것과 베풀어야 할 것을 먼저 하자. 그러면 우리는 죄의 지배를 벗어나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죽어서 죄의 권세를 벗어나 그와 함께 하느님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십시오."(로마 6, 11)하신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주님의 수난에 참여합시다. 나가서 죽어 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다시 태어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자. 또다시 태어나는 과정과 그 고통이 힘들기도 하지만 얼마나 살맛나는 길인지 알기 때문에, 그 사람이 다시 일어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대하며 기다리고 용기를 북돋워 주자. 이렇게 주님과 함께 다시 일어나 다른 사람들의 새로운 삶을 위해 내 몸을 희생제물로 바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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