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Sacra 게시판

성목요일 종과 오르간 사용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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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성 [ave] 쪽지 캡슐

2002-04-30 ㅣ No.161

로마 2002년 4월 30일

 

안녕하십니까? 무지카 사크라 회원님들... 꼴로쎄움 안테나 관리자 이대성 요한입니다. 오늘 새벽(로마시간), 제 사이트 자유게시판에 올려 놓은 내용을 이 곳에 옮겨놓습니다.  이 게시판을 출입하시는 분들께도 관심사항이 되리라고 생각했기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이 도움말을 먼저 하고져합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성음악 전문 홈페이지인 꼴로쎄움 안테나(http://iterisosik.com) 자유게시판에 성삼일 전례중 오르간과 종의 사용에 관한 교황청의 공식문헌을 이태리어로 번역한 내용을 지난 성주간 시기때 올려 놓았습니다(제 255번). 그 후 이 글의 내용에 관한 원문을 조회할 수 있는 사이트와 문헌을 발표한 교황청 부서및 문헌의 제목 그리고 영어로 번역되어 있는 사이트까지 알려 달라는 내용의 요청이 계속되었습니다.

 

로마 교황청에서 발표되는 모든 문헌은 공식언어가 라틴어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각국어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한편 교황청 안에 번역기구가 별도의 부서로 있지만 모든 문헌이 영어,불어,독일어,스페인어,이태리어로 한꺼번에 번역되지는 못합니다. 다만 라틴어와 가장 가까운 이태리어 번역은 문헌 발표와 거의 동시에 발표되는 관계로 교황청의 중요한 문헌을 참고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떤 이는 제게 질문을 하면서 자신은 영어로 된 전례 원서를 본다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어로 씌어진 교황청의 공식문헌이 원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원서는 라틴어본이며 영어본은 어디까지나 번역본일 따름입니다.

 

최근 미카엘이란 분이 교황청 문헌을 소개하고 있는 영어로 된 사이트를 찾아 내어 제 게시판에 그 내용확인에 관한 요청을 한 바 있습니다.  아래 소개되는 글은 미카엘이란 분의 질문에 관한 답변입니다.

 

무지카 사크라 회원 여러분들께서도 한 번 읽어 보시기를 권하는 마음으로 이 게시판에 옮깁니다.

 

-------------------- 아 래 퍼 온 글 -----------------

 

안녕하십니까?

꼴로쎄움 안테나 관리자입니다.

 

미카엘님께서 링크해 놓으신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더니, 그 내용은 1988년 1월 16일 교황청 경신성사성에서 "빠스카 축제의 준비와 거행"에 관하여 지역교회 주교회의 의장들에게 보낸 회람 De festis paschalibus를 영문으로 번역해 놓은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주간 예식에 관하여 경신성사성에서 발표한 공식 문헌의 내용은, 공의회 이전 1958년 9월 3에 발표한 Instructio de Musica sacra et sacra Liturgia에서, 공의회 이후 1967년 3월 5일에 발표한 Musicam sacram으로 넘어가면서 많이 바뀌어졌으며 이 1967년의 기본원칙이 거의 그대로 1988년 문헌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2년 3월 22일에 새로 반포된 로마 미사경문 Editio typica tertia의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미사에 관한 지침도 이 1988년 문헌의 원칙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그것을 더욱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명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88년 경신성사성 문헌에서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미사의 대영광송에 관한 지침은 50항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것은 2002년 로마 미사경문에서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미사의 Rubrica 제7항에 대응하고 있고, 동시에 본 게시판 255번에 링크한 실베스트리니 수도원의 이태리어 번역문의 성 목요일 전례에 관한 지침 제7항과 동일한 내용입니다.

 

단 1988년 문헌과 2002년 로마 미사경문의 지침에 차이가 있다면, 1988년 문헌에서는 대영광송을 부르는 동안 종을 치고 난 후 부활성야의 대영광송 때까지 종을 치지 않는다는 규정에 대해 달리 정할 수 있는 권한이 지역주교회의와 교구장에게 있다고 한 것을 2002년 미사경문에서는 지역주교회라는 말이 생략되고 그냥 교구주교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문구를 수정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성 목요일 대영광송 때 종을 사용하고 그 이후에 종을 울리지 않는다는 규정에 대해서는 교구 주교가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반면 이 동일한 시기에 있어서 악기의 사용은 (성가를 도와줄 목적으로 사용하는 한) 명시적으로 허용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물론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본당에서 신자들의 성가를 북돋아 줌으로써 전례를 더욱 장엄하게 거행하기 위해서 오르간을 사용하는 것은 이미 1967년 경신성사성 문헌에서부터 명시적으로 허용되었고 이제 2002년 로마미사 경문에서도 다시 한번 이 부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으므로, 성 목요일 대영광송 이후 오르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례법적으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사족 같지만 실제로, 모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려진 글이나 한국에서 출판된 전례음악에 관한 어떤 책을 보면 성 목요일 대영광송을 할 때 사제가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이라고 선창을 한 후 5초에서 10초간 종을 친 다음 성가대와 신자들이 "땅에서는 ..." 부분을 오르간 반주 없이 노래하는 것이 원칙이며 단 성가대나 신자들이 가창수준이 여의치 못할 때 오르간은 단음으로 약하게 쳐주는 것이라고 공언하는 양상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공의회 이전과 이후를 통틀어서 종은 대영광송을 보다 장엄하게 부를 목적으로 대영광송을 부르는 "동안에"(dum) 울리는 것입니다("incipit solemniter Gloria in excelsis, et pulsantur campanae et organum" [Missale Romanum anno 1962 promulgatum (= MR1962)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 미사에 관한 지침 제7항]; "Dum cantatur hymnus" [Missale Romanum Editio typica (= MR1970)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미사에 관한 지침 제3항 ]; "Dum hymnus ’Gloria in excelsis’ canitur" [Congregatio pro Cultu Divino (= CCD), De festis paschalibus, Roma 1988, 50 in Enchiridion Documentorum Instaurationis Liturgicae (= EDIL), vol. III, C.L.V.-Edizioni Liturgiche, Roma 1997, 6081]; "Dum cantatur hymnus" [Missale Romanum Editio typica tertia (= MR2002)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미사에 관한 지침 제7항]).

 

그리고 이때의 오르간 반주도 대영광송을 부르는 동안 이 특별한 찬미가(hymnus)의 장엄함을 신자들의 성가와 함께 마땅히 표현해 주어야 합니다.  대영광송은 그 자체가 삼위일체의 영광을 현양하여 크게 기리며 찬양하는 찬미가이며, 더우기 성 목요일 저녁미사의 대영광송은 부활성야의 대영광송과 함께 그 장엄함을 특별히 표현하기 위해 종까지 울리면서 불러온 것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이나 이후를 막론하고 계속되어 온 교회의 전통인데, 이것을 부르는 동안 악기사용 마저 금지해 무슨 초상집("상가")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한편, 공의회 이전, 사순시기 동안 악기의 사용을 완전히 금지했었던 1958년의 경신성사성 문헌과 1962년 로마 미사경문에서 조차도 성 목요일 주님 만찬 저녁미사의 시작부터 대영광송이 끝날 때 까지만은 악기사용의 금지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의 시기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영광송을 그토록 조용하고 처량하게 불러야 한다는 주장은 도데체 무슨 근거를 지니고 있으며 대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심히 궁금할 따름입니다.

 

미카엘님께서 찾아내신 문헌이 비록 원어인 라틴어와 이곳 현지어인 이태리어가 아니라 그것을 영문으로 번역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 나라의 많은 분들이 제1외국어로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 보아 그런 분들에게 전례 거행에 관한 직접적인 근거가 되는 교황청 문헌을 참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유익한 사이트를 알려주신 미카엘님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2002년 4월 30일

꼴로쎄움 안테나 관리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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