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56. 성사 생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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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03-13 ㅣ No.100

 

 

 

  나와 함께 아버지께 가자

 

 

 

  56. 성사 생활1

 

 

  주님은 성사생활을 통해 "나와 함께 아버지에게 가자!"고 우리를 부르신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늘의 온갖 영적 축복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셨습니다."(에페 1,3ㄴ) 하느님은 당신의 생명을 나누어 주시기 위해 세상을 지어 내셨다. 하느님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생기어라!"는 한 말씀으로 만드시고 당신 생명을 나누어 주셨다. 그리고 당신이 지어 내신 세상 만물을 사랑해 주셨다.

 

  그런데 하느님이 만드신 것 중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기는 하면서도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하느님을 섬기는데는 충실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느님을 괴롭혀 왔다. 인간들은 하느님의 뜻을 무시하기 일쑤였고 하느님의 계획에 반대되는 일마저 저질렀다. 인간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성취하기 위해 하느님을 이용했고, 지배하려고 했으며,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원망하거나 하느님을 떠나기까지 했다. 하느님은 세상을 사랑하셨지만 인간들은 자기 자신만을 사랑했다. 하느님은 세상 모든 것을 골고루 사랑하셨지만, 인간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느냐 아니냐만을 따져, 옳고 그름과 자기 행동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래서 하느님은 그때마다 "예언자들을 시켜 여러 번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말씀하셨다."(히브 1,1 참조) 인간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예언자들을 통해 전해 듣고는 하느님께 되돌아오기도 했지만,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불행하게도 점점 멀어져만 갔다. 하느님은 이렇게 인간을 타이르기도 하고 벌을 주기도 했지만, 인간들은 자주 그리고 점점 더 하느님을 떠나 악의 영향권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인간과 관계된 세상은 점점 파괴되어 갔다. 하느님이 세상을 만드신 이유와 질서가 깨지고 있었다.

 

  하느님은 이런 인간들이 너무나 안쓰러웠고 불쌍해 보였다. 왜냐하면 하느님이 주신 길이 인간에게 가장 좋은 길인데도, 인간은 그 길을 피하고 죽음의 길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어떻게 하면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당신이 만드신 인간에게 사랑의 길을 걷도록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신 끝에 당신의 외아들을 보내시기로 결정하셨다. "이 마지막 시대에 와서는 당신의 아들을 시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히브 1,2)

 

  하느님은 우리 인간을 구하시기 위해 당신의 외아들 예수를 세상에 보내셨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사랑을 가르쳐 주기 위해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오셨다. 예수님은 마리아라는 여인의 몸을 빌려 인간으로 태어나셨다. 예수님도 우리처럼 배고파하셨고("찾아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들은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마르 6,31ㄴ), 피곤하여 쉬고 싶어하셨으며("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마르 6,31ㄱ), 친구의 죽음 앞에서 슬피 울었고("예수께서는 눈물을 흘리셨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저것 보시오. 라자로를 무척 사랑했던가 봅니다.'하고 말하였다."-요한 11,35-36), 죽음의 위협 앞에서 공포로 떨었다("공포와 번민에 싸여서 '내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 남아서 깨어 있어라.'하시고는 조금 앞으로 나아가 땅에 엎드려 기도하셨다. 할 수만 있으면 수난의 시간을 겪지 않게 해달라고 하시며"-마르 14,33ㄴ-35).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사명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당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다.("아버지, 나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다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나에게서 거두어 주소서. 그러나 제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마르 14,36).

 

  예수님은 온 정열을 다 쏟아 우리를 사랑하셨다.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까지!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완전한 본질을 그리스도에게 기꺼이 주시고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의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곧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의 피로써 평화를 이룩하셨습니다."(골로 1,19-20) 그 덕분에 우리는 하느님 앞에 죄없는 인간으로 설 수 있게 되었다(에페 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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