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54. 성사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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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2-02-26 ㅣ No.98

 

 

 

  보여야 믿지

 

 

 

  54. 성사 일반

 

 

  사람들을 말한다. "보여야, 믿지!" 그런데 정작 보여주면 믿을까? 그것도 문제다. 보이지 않아서 안 믿는 것인가? 사실 믿어도 안 믿어도 믿음 그 자체로는 실생활의 구체적인 손익이 없을 텐데… 교회 공동체에 나아가 믿게 되면 어떻게든 어떤 방향으로든 변화되어야만 하는 자기 삶을 고수하기 위해 믿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인지 주님께서는 토마를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 29)

 

  교회는 나름대로 신자들에게 전례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도록 했다. 그래서 주님께서 하신 행위들을 인간 생애의 구체적이고도 중요한 시기와 연관시켜 7성사를 만들었다.

 

  탄생을 기억하여 세례성사를, 유아식을 통해 자라나듯이 성체성사를 영하도록 하고, 성장과 성숙을 기억하여 견진성사를, 죄와 분쟁을 회복시키는 고해성사(화해의 성사)를, 결혼을 혼인성사로, 아버지 하느님께 희생제사를 바친 주님을 기억하여 성품성사를, 인간의 노쇠와 마지막을 기억하여 병자성사(종부성사)를 만들었다.

 

  성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순간이다. 성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은총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표시(표지, 표징, 사인-sign)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사를 통해 하느님을 만난다.

 

  그래서 "성사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사랑을 보이도록 해주는 표시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말씀과 행동을 통해 우리에게 하느님을 알도록 보여 주셨으므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성사다.

 

  즉, 예수님께서는 인간으로 오셔서 밥을 먹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사람들을 고쳐주셔야 했고, 친구를 잃은 슬픔에 우셔야 했고, 죽음의 위협 앞에서 공포에 떨며 땀흘려 기도하셔야 했고, 급기야는 사람들에게 배반과 버림을 받아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기까지 온갖 고통을 겪으셨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모습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용서하시는 사랑의 표징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모든 성사의 원천이시기에, 예수님을 '원성사'라고 한다.

 

  주님께서 승천하시면서 세워주신 교회는 성사를 통해 신자들에게 주님을 알리고, 신자들은 성사 생활로 주님을 증거한다.

 

  이렇게 교회가 이 땅에서 예수님께서 명하신 사명을 계속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드러내 보여 주기에, 교회는 예수님의 성사다.

 

  그러면 "누구를 위한" 성사인가?

 

  예수님께서는 보고 들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에 대해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하느님의 성사다.

 

  교회 역시 그리스도교 신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성사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빛으로, 생명으로 드러나신 하느님의 성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회가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대로 산다면, 그 교회는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빛을 반사한다.

 

  그러나 또 한편 교회의 일곱성사와 준성사들은 교회를 통해 주님을 믿는 이들을 위한 성사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교 신자가 아닌 사람은 일곱성사의 의미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곱성사와 준성사들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일곱성사를 받은 신자들의 삶(성사 생활)을 통해, 사람들은 성사적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즉 신자들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성사를 받은 신자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어내는 '주님의 성전'이며 주님의 사도요, 선교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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