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이스라엘 성지순례기(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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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9-18 ㅣ No.2302

<8월 30일 토요일>

1시 30분에 호텔에서 해 주는 모닝 콜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어제 잔 시간을 보니 약 4기간 정도 잤다. 2시에 호텔에서 시나이 산으로 출발했다.

 

출발하기 직전에 호텔에서 찍은 모습, 근데 뭐를 찍은 걸까요? 나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출발 전에 호텔의 주변을 찍은 모습입니다.

 

시나이 광장입니다. 차안에서 찍은 것이라 좀 그러네요. 넓은 공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장막을 쳣던 곳이고요. 시나이 산으로 하느님을 만나러 오르는 모세를 기다렸던 곳이라네요.

 

드디어 시나이 산 등정 낙타를 타고 올랐습니다. 이 낙타란 짐승 참으로 고맙고 이쁜 짐승입니다. 사막 기후에 아주 잘 어울리게 하느님께서 창조해 주셨습니다. 잠은 거의 자지 않죠, 물도 잘 안먹죠, 먹이도 잘 안 먹죠, 주인 말도 잘 듣죠. 아무튼 이 놈을 타고 가는 데 어찌나 편하든지. 앞으로는 애완(?)으로 키우기로 하였습니다.

하늘에 별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온통 별뿐입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별뿐입니다. 세상에 별이 이렇게나 많고 밝다니!! 찍어서 보여주고 싶어도 사라가 빌려준 디카를 어떻게 사용해야 잘 나오는 지를 몰라 여러번의 시도끝에 포기하고 눈에 담아가기로 함. 시나이 산을 이른 새벽에 홀로 올랐을 모세의 마음이 느껴진다. 울컷 눈물이 솟는다. 모세의 그 마음이 참으로 느껴진다. 죄된 마음, 이스라엘 백성들의 잘못이 마치 자신의 잘못인 양 느끼고 올랐을 모세, 어떻하면 이 백성을 하느님께 잘 이끌까하는 그 마음, 살아계신 하느님을 감히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하는 그 마음말이다.

 

5시 05분 시나이 산 정상에서 미사를 드리다. 여기저기 많은 세계 각국의 사람들의 웅성거림 속에서도 의연하게 우리들은 미사를 봉헌한다. 모세가 야훼 하느님으로부터 십계명을 받았던 그 산에서 말이다. 모세처럼 백성을 사랑하는 사제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미사를 마친 후 일출을 기다린다.

주변의 산들도 제 모습을 드러내고

사람들도 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이렇게 찬란하게 해가 떠 올랐다.

시나이산 정상에 있는 그리스 정교회의 모세 기념 성당. 문은 잠겨져 있어서 들어가보지는 못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매일 이 곳을 찾는 지 모른다. 전세계에서 얼굴색도 다르고 말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시나이 산에 오르면 모세를 기억하고 시나이 산의 일출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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