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23/07/22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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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7-01 ㅣ No.5456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23/07/22 토요일

 

오늘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의 축일입니다. 복음서의 여러 군데에 나오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는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루카 8,2)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녀는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는 십자가 밑에(마태 27,56 참조), 예수님의 무덤 곁에 있었던 여인입니다(마태 27,61 참조). 또한 마리아 막달레나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첫 번째 사람으로(요한 20,11-16 참조),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제자들에게 가장 먼저 알려 주었습니다(요한 20,18 참조).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가 시신이나마 모셔 가려 하였던(요한 20,15 참조) 그녀에게서 주님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에 대한 공경은 12세기부터 시작되어 널리 퍼졌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을 향한 마리아 막달레나의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고 예수님의 사체가 없어진 것을 알아챈 마리아 막달레는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 말합니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요한 20,2) 이어서 복음사가는 마리아는 무덤 밖에 서서 울고 있었다.”(11)라고 기술합니다. 예수님이 살아계신 것도 아니고, 돌아가신 시점에서 사체가 없어졌다고 서럽게 울어대는 마리아의 심정이 깊이 다가옵니다. 제자들마저 다 도망가버린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관심과 애정을 쏟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여인들의 애정이 경이롭습니다.

 

요즘의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심이 그분의 당연한 신원이라고 생각할 뿐,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적어 보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상 죽음을 믿음의 사건으로 이해하고 감사히 받아들일 뿐 잘 울지는 않는 듯합니다. 저도 감성적으로 예민한 순간이나 예수님과의 영적 체험의 감동이 깊숙이 밀려올 때의 뭉클한 체험이 기억 속에 잠겨 있습니다. 예수님을 열정적으로 사랑하여 회개의 찐한 눈물을 흘렸던 순간이 추억으로 남아 있을 뿐 무뎌진 기분입니다. 그만큼 영적인 교류가 멀어진 것은 아닌지 은근히 걱정마저 듭니다.

 

마리아는 천사들이 왜 우느냐고 묻자 누가 저의 주님을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13)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뒤 돌아서자 예수님께서 서 계신 것을 보지만, 그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신 줄은 미처 몰라봅니다. 예수님의 같은 질문에도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15) 라고 말합니다마리아는 그저 자신의 예수님을 누가 가져갔다는 사실에만 집착한 나머지 정작 예수님께서 부활하셔서 자신 앞에 나타나셨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우를 범합니다.

 

자신이 없어졌다는 사실 앞에서 울고 있는 마리아, 자신이 다시 나타났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아직도 죽음에 처해있는 예수님만을 찾고 있는 마리아를 눈여겨보시며, 예수님께서는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쪽으로는 기특하다고 여기는 애틋한 마음으로 마리아를 부르십니다. “마리아야!”(16) 그제서야 마리아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부르시는 목소리와 방식을 통해, 예수님 생전에 관한 기억 속에 담겨 있는 예수님을 알아차리고 고백합니다. “라뿌니!”(스승님![16])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에게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 하고 전하여라.”(17)라고 사명을 주십니다.

 

이 소명을 받은 마리아는 제자들에게 가서 스승님이신 예수님께 대한 자신의 신앙고백을 더해,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을 알립니다.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18)

 

우리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향한 감정으로서의 사랑이 있는지, 어느 정도인지 되새겨 봅니다.

예수님이 나의 탐욕스런 욕심을 투사하는 대상으로서의 주님으로만 존재하는지?

예수님을 사랑해서 예수님께 자꾸만 다가서고 싶고, 예수님 앞에 서면 설레는지?

예수님의 말씀을 자주 듣고 싶고, 예수님의 말씀을 새기고 또 새겨서 그 뜻을 깨우치고 또 깊은 깨달음을 얻고자 갈망하는지?

예수님을 너무 사랑하여 예수님의 말씀을 반드시 실현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샘솟는지?

예수님의 말씀을 구현하여 예수님께서 그토록 원하셨던 하느님 나라의 건설에 참여하고 싶은 열정이 솟아오르는지?

예수님을 사랑하여, 예수님의 말씀을 실제로 자신의 삶 속에서 구현하는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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