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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이의 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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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원진 [weirdo] 쪽지 캡슐

2000-02-19 ㅣ No.541

첫번째 나무는 야적장에 쌓여 자신이 유용하게 쓰일 그 시간만을 기다리다가...

 

 말의 먹이를 담는 밥통이 되었답니다.

 

 두 번째 나무는 멋진 배의 용골이 되고 싶었지만...

 

 작은 어선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나무는 성전의 제단이 되기는 커녕 군인들에 의해 창고에 들어갔습니다.

 

 나무들은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하며 하루 하루를 지냈지만..

 

 첫 번째 나무로 만들어진 말밥통(?)은 어느 날 밤, 초라해 보이는 부부가 마굿간에 들어와 여자가 몸을 풀게 되어 아이의 구유가 되었습니다. 그 아이가 잠들어있자 주변의 목동들이 와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두 번째 나무는 어선이 되었지요. 작은 어선이 하루는 사람 여럿을 태우고 호수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폭풍이 요란하게 어선을 흔들고 있다가 한 사람이 잠에서 깨어 호수에게 호통을 치자 그 폭풍은 간데 없이 잠잠해 졌습니다.

 

 세 번째 나무는 계속 아무 일 없이 창고에 있다가 어떤 죄인의 사형대가 되었습니다. 그 사형대에는 ’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라는 팻말이 붙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나무는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의 구유가 되어 세상의 창조주가 주무신 왕궁이 되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 나무는 한창 활동하시던 예수님의 권세를 알리게 된 더 없이 큰 배가 되었던 것입니다.

 

 세 번째 나무는 세상의 왕이신 예수님의 성전이 된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나무들이 되고 싶어하던 그 모습 그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나무들이 그리던 진정한 모습이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리는 모습과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그 뜻에 감사하면서 살 수 있는 모습을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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