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23/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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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6-24 ㅣ No.5447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23/07/13

 

우리는 살면서 가끔 이러저러한 선택을 합니다. 어떤 사건과 어떤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고 일하면서, 본의 아니게 서로 기쁨과 슬픔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저 사람만 없었으면 저 자리가 내 자리였을 텐데, 저것이 나의 것이었을 텐데부터, 심지어는 저 사람만 없었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내가 이 모양 이 꼴로 살지 않았을 텐데하며 원은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를 보면 야곱의 열두 아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야곱이 요셉이라는 아들을 편애함으로써 다른 아들들이 그를 시기 질투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요셉이 아버지의 사랑을 등에 업고 거만하게 굴자 형제들은 그를 이집트로 가는 상인들에게 팔아버립니다. 요셉은 이집트에 가서 갖은 우여곡절 속에 자수성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 기근이 들어 요셉을 팔아버린 형제들도 이집트로 곡식을 구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곡식을 나눠주던 요셉이 형들을 보고는 아 이제 복수할 기회가 왔구나.’라고 여겨 형들을 괴롭히지 않고,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형님들의 아우 요셉입니다.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넘긴 그 아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저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 해서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도 마십시오.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여러분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창세 45,4-5)

 

요셉은 자신의 억울하고 고달픈 세월을 살면서 얼마나 부모 형제를 원망했을지 모르지만, 오늘 자기를 팔아버린 원수같은 형제들이 구걸하러 내려온 것을 보고는, 인간을 구하시고자 하시는 주 하느님의 자비로우신 사랑 안에서, 자신의 역사를 재해석하게 됩니다. 그동안 자기 형제들과 원은을 주고받으며, 자기가 그런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주 하느님께서 먼 훗날 자기 민족이 굶주림에 처할 줄 알고, 그런 사건을 통해 미리 자신을 에집트로 파견하여, 오늘을 대비하신 것이라고.!

 

성서는 반성의 역사라고들 합니다. 우리도 요셉을 따라, 우리의 오늘 주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재해석해 보기로 합시다. 내가 잊고 싶고 씻고 싶은 환희나 뼈아픈 과거를 다시 돌아보면서,

그날 그 사건이 나와 우리 가정과 우리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그날 그 사건을 통해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께서는 무엇을 준비하셨는지?

그날 그 사건을 통해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어떤 소명을 주셨는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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