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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봄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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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태 [sunsoh] 쪽지 캡슐

2002-03-04 ㅣ No.143

찬미 예수님!

 

지난 2 - 3 주 사이에 약속이라도 한듯 많은 단원들께서 본 게시판에 글들을 올려 주시니 참으로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니나 한가지 굳이 지적할 것이 있다면, "죄송하게도 이번 토요일 연습에 사정이 있어 불참한다" 등의 내용의 글보다는, "3월 2일 토요일 연습에 임하기 위하여 제 시각에 연습실에 도착하였건만 아무도 없더라.  그래서 혼자서 신나게 연습하다 돌아갔다." 는 등의 내용의 글이 조금은 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해부터 여러가지 잡일에 시달리느라 너무 너무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난 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제주도 중문단지 롯데호텔에서 한국수퍼컴퓨팅센터협의회 제 1차 정기 총회 및 워크 숖이 열리었는데, 이 행사에 참석하여 제가 관리하고 있는 "명지대학교 자연과학연구소 수리계산연구센터"를 위 협의회의 회원기관으로 가입시키는 건을 성공적으로 해 냈습니다.

[관련기사: 전자신문 2002년 3월 2일자 1면 보도내용으로...]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아니라......

 

1984년 봄 신혼여행으로 제주도를 다녀온 이후로, 약속 아니하였던 바는 아니나 지난 18년 동안 전혀 집사람과 제주도에 다시 가본 적도 없고, 아니 제주도가 아니라 다른 곳도 가본 적이 없고 하였던 내 인생이,  이렇게 살아온 내 인생이 너무도 서글프고 허전하여, 제주도에 회의참석차 내려온 김에 집사람을 억지로 불러내려, 2월 28일 오후부터 3월 1일 저녘까지 두사람만의 오붓한 시간을 제주도에서 가져보았습니다. 세상이 너무도 많이 변하여, 제주도의 그 좋았던 자연친화적 풍경이 지나칠 정도의 인공풍경으로 바뀐것이 매우 안타깝기도 하였으나, 그래도 제주도의 해변풍경은 변치 않았더군요. 물론 신혼여행 온 젊은 연인들과의 조우때 마다, 우리도 예날에는 저렇게 좋았을텐데...... 하는 부러움을 가슴에 가득 담으면서 말입니다.

 

     우리네 사람은, 평소에 대부분 마치 천년 만년 살 것 같이 서로들 빡빡 우기면서 심지어 두 번 다시 볼 일 없을 듯이 멱살잡고 싸우기도 하나, 실상은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운명인데, 결혼한 후 18년 동안 가족들과 함께 피서나 휴가 한 번 제대로 다니지 못한 인생은 아마도 성공한 인생은 아닌것 같군요.  심지어 작년에나 함께 결혼 후 처음으로 영화 한 편을 함께 보러 갔을 정도의 한심한 삶!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대목에 이르면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을 도저히 마음에서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무엇을 하면서 보낸 세월이였던지....... 하는 안타까움만 마음에 가득 피어납니다.

 

열심히 사는 것 이외는 도리가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겠지만, "이러한" 삶은 분명 아닌 것 같습니다.  세월이 약이라고들 하지만, "이같이" 지낸 지나간 세월은 틀림없이 약은 커녕 상당히 무거운 마음의 짐이군요. 쌀쌀한 기운도는 가을도 아닌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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