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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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3-06-24 ㅣ No.5442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23/07/08

 

오늘 독서를 읽으면서 인간이 자신의 이득을 위해 취하는 악과 그 악의 결과로 스스로 죄악과 벌로 헤매게 되는 모습 그리고 죄인에게 베풀어 주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엿보게 됩니다.

 

아버지 이사악은 이 세상을 하직할 때가 되자 첫째 아들 에사우에게 장자상속권을 넘겨주고자 합니다. 그래서 첫째 아들에게 자신이 죽기 전에 들에 나가 평소에 좋아하던 고기를 잡아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예상한 어머니는 아버지가 원하는 음식을 미리 준비해 놓고 있다가, 첫째 아들이 짐승을 잡으러 간 사이에 둘째 아들 야곱을 에사우처럼 꾸며서 대신 음식을 들고 들어가게 합니다. 이를 모르는 아버지 이사악은 아내와 둘째 아들의 음모에 빠져 둘째 야곱에게 이스라엘의 장자들이 받을 상속과 축복을 해줌으로써, 야곱은 에사우가 받아야 할 장자상속권을 가로챕니다(창세 27,1-29 참조).

 

그러나 그로 인하여 야곱은 형 에사우의 위협을 피해 외삼촌 집으로 피난을 가서 노예처럼 칠년을 두 번씩 살아야 했고, 돌아오면서도 형 에사우에게 화해의 선물을 보내며 비위를 맞추다 간신히 돌아와 자리를 잡게 됩니다.

 

야곱과 에사오의 왕위 찬탈 사건과도 같은 이 사건을 바라보며, 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좋은 길을 걸어가도록 안내해주시고 인도해 주시지만, 그 길을 온전히 걷지 못하고 심지어는 그 길을 벗어나 죄악의 길을 걷는다 해도, 그 자체로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벌을 내리지 않으시는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인간 죄의 결과는 스스로 범죄함으로써, 소속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과 시련이라는 벌이 됩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죄지은 인간을, 죄를 지었다고 떨쳐버리거나 제외해 버리지 않으시고, 그가 자신의 죄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시련을 겪게 되는 가운데에서도, 죄인과 함께해 주시며 지켜 주시는 사랑 깊은 분이심을 깨닫게 해줍니다.

 

인간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기다려주시면서 함께해 주시며 지켜주시는 희망의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새롭게 거룩한 삶의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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