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광장

겨울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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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태기 [pencatholic] 쪽지 캡슐

2003-05-29 ㅣ No.105

                겨울 나그네

 

올해초 성당의 주보에 겨울 나그네라는 제목으로 글이 실린적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는지요?....

저는 그글을 읽고 저 밑에서 올라오는 감동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저역시 겨울 나그네에 대해 생각을 해봅니다.....

 

겨울 나그네....하면은 우리는 슈벨트의 가곡 “보리수”를 생각합니다

또한 당연히 소설가 최인호씨가 글을 쓴 “겨울 나그네”를 떠올리게 합니다

원래 사랑의기쁨 이란 제목이었는데 영화화할 때 겨울나그네로

제목을 바꿔서 대힛트를 친 소설입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나오는 슈벨트의 노래 보리수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성문앞 그늘앞에 서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아래서 단꿈을 꾸었네..

가지에 사랑의말 새기어놓고서.................

그 영화를 본 관객들은 찬란한 슬픔과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고 또흘리면서

영화끝나도록 일어설줄몰랐습니다.

 

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는 또한 우리의 소설 “삼포가는길”을 떠올리게 합니다

깡촌 시골 술집여주인의 돈을 떼어먹고 도망친 백화라는 여자를, 떠돌이

공사장에서 막일하던 남정네 둘이 잡으러 떠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바람이 씽씽부는 너른 벌판에 하염없이 눈은 내리는데 어는 기차역 부근

에서 궁뎅이 까집고 오줌을 누는 백화를 잡습니다.

 

백화를 데리고 술집 여주인에게로 가던중 자기네나 백화나 서로 다를바없는 신세에 서로를 동정하면서  한남자는 한여자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그들에게 있는것 이라곤 몸뚱아리뿐... 그리고 도시에서 타락해 버리고 지친

몸을 이제는 쉬게끔 하고픈 어설픈 고향에 대한 그리움..  

그들은 고향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가는지 고향이 있기나 하는지도

모르면서 눈내리는 겨울저편에서 고향으로 떠납니다......

(며칠전 신문에서  백화역을 맡았던 텔런트  차 화연씨가 이제는 건강한

중년의 모습으로  서울의 한누리개신교회에서 신앙간증하는 사진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우리는 모두 겨울 나그네입니다

하염없이 눈은 나리고 가야할길은 끝이없는데 피곤에 지친 몸을 끌고가는

겨울나그네입니다.

사방은 눈에 싸여있는데 그가운데로 나직히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따뜻한 차로 몸을 녹일 수있는 따뜻한 공간이있는곳....

그곳을 향해가는..... 어디로 가는지도 왜 가는지도 모르면서 가야하는

겨울나그네입니다

최희준의 노래에 인생은 나그네길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처럼 떠도는 것이 인생이라 합니다...

 

성당의 주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그네가 따뜻한 휴식처를 찾았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자기의 몸과 영혼을

쉬게할 영원한 안식처가 아니기에 그 나그네는 다시 험난한 겨울 길을 떠나야한다고....

그리하여 영원한 안식처인 하느님의 나라로 가는 나그네가 되어야한다고

말합니다....

일시적인 안식처가 아닌 영원한 안식처인 주님의 나라로 향하는 나그네

이어야 한다는.........

영원한 삶이라는 희망을 위해 묵묵히 가는.......

 

우리는 희망을 말합니다

희망이란 있는것도아니고  없는것도 아니라고합니다

희망은 길과 같다고 합니다

저 눈발날리는 설원위로 걸어가면 길이되고 안 걸어가면 그냥 눈쌓인

망망 대지이듯이

겨울나그네는  묵묵히 눈길을 걸으며 길을 만들고 희망을 만든다합니다

단순히 여행하듯 길을 만들어나가는 겨울나그네가 아니라

걸으면서 길을 만들고 희망을 추구해나가는 것이라합니다

프랑스작가 “장 그르니에”는 그의 글 “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은 도피하기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을 되찿기위해 여행을 떠난다라고....

우리는 누구일까요? 무엇을 되찿아될까요?....

그것은 거듭 나는것일까요?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저는 일시적이라해도 정말 따뜻한 음식과

피로에지친 내등을 따뜻하게 눕힐공간과  새소리 지저귀는 평화로운 일상을 맛보고 싶습니다  저 하늘나라의 영광보다도  단한번 이라도

아내와 아이들과 정말 지상에서의 눈깜작할 순간이라도 달콤한 평화를

가지고 싶고

나를 아는 여러 사람을 나의집 정원으로 초대하여 고급와인에 연한 고기를

대접하면서 우아한 말을 사용하며 즐기고싶습니다.

내일 당장 눈보라 휘몰아치는 광야로 그무엇인가를 찾으러 다시 떠나는

겨울나그네가 된다해도....

 

 

 

정말 어렵습니다......

나이가 마흔 넘어가면서 선택이라는 생의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순간적인 쾌락과 자기만 아는 이기와 못가진자에 대한 교묘한 횡포.

죽어라 일만하고 세상을 비웃는 졸렬한 풍토.그리고 종교를 앞에두고

적당히 흥정하고 편리하게 해석하고 남과 비교하는 거만한  

삶을 우리가 계속 선택하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 큰 불행한 숙제입니다

특히 이민사회에서.....

우리 필라델피아성당 풀밭에 누워 계신 초대 신부님을 생각해봅니다

나는 어는 부류에 속하는 나그네일까?.......

                  2003  5.28

                 필라델피아에서

* 이글은 필라델피아 놀스펜 구역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어있습니다

        홈페이지 http://my.netian.com/~npcat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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