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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베드로의 신앙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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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1-02-24 ㅣ No.59

  신은 죽었다(01/02/25)

 

 

  31. 베드로의 신앙 고백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하셔서 세상을 만드셨다는데 과연 오늘 이 세상에 신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이 물음은 오늘날에도 적용된다. 폭력과 분열로 얼룩진 이 세상에서 하느님은 무얼 하신단 말인가?

 

  그래서 어떤 이들은 "하느님께서는 천상에서 지복 직관(스스로 행복함)을 누리실 뿐, 인간의 고통 따위는 관계하지 않으신다"하고,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만들어 인간에게 맡기시고 끝내셨기 때문에, 우리가 다 알아서 해야한다", "신은 죽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 잇속만 차리기 때문에 신이 차지할 자리가 없다"고도 한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마태 16, 15)고 물으신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16절)라고 대답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머리 속에서 생각과 개념만으로 남아계시거나 기도할 때만 살아나시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희망과 고민을 다 아신다(출애 3장 참조). 그때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 우리를 찾아와 함께 아파하시면서 생생이 살아 숨쉬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님께 기도하고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할 때, 주님께서 우리 안에 진정 살아 계실 수 있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 세상 한 가운데 하늘나라를 만들어 가신다.

 

  '그리스도'란 단어는 그리스어로 '기름부어 축성하여 세운 왕'이란 뜻이다. 이 단어는 구약의 '메시아'(주님의 기름을 바른 자)를 번역한 것이다. 단어가 가리키는 내용과 의미를 따라 우리말로 하자면 '구세주'(세상을 구원하실 주님)이다.

 

  고대부터 왕이나 사제 또는 예언자들에게 하느님의 힘과 능력을 주어, 백성을 다스리고 인도하도록 기름을 부어 축성하는 행위에서 비롯되었다. '기름 부음받은 자' 또는 '기름 바른 자'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기름 부은 자를 통해 당신 백성을 사랑하시고 구원하신다는 것이다.

 

  예수님 시대에 백성들이 히브리어로 '메시아' 또는 그리스어로 '그리스도'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또 기대하는 바는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할 사명을 받은 자'이며, 그를 통한 '하느님의 구원'이다.

 

  베드로의 이러한 고백에 주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시몬 바르요나, 너에게 그것을 알려 주신 분은 사람이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 너는 복이 있다. 잘 들어라. 너는 베드로(반석)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 16, 17-19)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믿도록 가르쳐 주시고, 또 이끌어 주신다(마태 16, 17 참조). 그리고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중심으로 교회를 만드시고, 그 대표인 베드로에게 교회를 맡긴다(마태 16 ,18 참조).

 

  또한 첫 교황인 베드로로 대표되고 사도들로 이어지는 교회의 사제들에게 우리들의 죄를 풀어 줄 권한(고백 성사의 사죄권)을 주셨다(마태 16, 19).

 

  주님께서는 우리를 주님 앞에 불러 주님을 믿도록 하셨다. 우리가 비록 부족하고 나약하더라도 주님을 믿고 이웃에게 예수님을 전하면, 주님께서는 이웃에게도 믿음을 심어주실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께 대한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시고 수난당하시는 주님께 대한 믿음이어야 한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미리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신다(21절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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