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24. 주님의 부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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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12-15 ㅣ No.52

 

평화교리24(200/12/17)

 

죄 짓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것 아닌가요

 

 

  24. 주님의 부르심

 

  세상에는 참으로 좋은 것도 많고 또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다. 내가 보기에 남이 나보다 잘하는 것을 보면 나도 그렇게 되고 싶고 부럽고 질투심마저 피어오른다.

 

  신학생 시절 대부분의 동창들이 부러워하던 한 친구가 말했다. "방학을 마치고 신학원에 돌아오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저 친구가 저렇게 성장해서 왔을까'하고 부러워한다"고!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 친구에게도 부러운 것이 있었구나!'

 

  누구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일까. 아니다 하느님은 우리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님의 뜻을 따라서 살아갈 수 있는 재능을 선물로 주신 것이다. 누구는 노래를 잘하고, 누구는 말을 잘하고, 누구는 글을 잘 쓰고, 누구는 운동을 잘하고. 각자 주님께서 자기에게 주신 은총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가 잘라서가 아니라 그 재능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동시에 주님께 갚아드린다는 마음으로 그 은총이 필요한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 그러므로 남에게 주어진 은총에 부러워하지 말고, 자기에게 주어진 선물을 발견하고 잘 가꾸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도록 해야 하겠다. "성령께서는 각 사람에게 각각 다른 은총의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공동이익을 위한 것입니다."(1고린 12, 7)

 

  이렇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이 주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것이라고 느끼며 감사드리려는 마음이 생겨난다. 그 때부터 우리는 형제들에게 봉사하라고 부르시는 주님께 응답하는 것이다. 단순히 자기 하나 죄 안 짓고 착하게 사는 것만이 아니라, 이웃을 향한 희생적인 사랑이 우리 신자 삶의 본질이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 1, 17)하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신다."(마르 3, 13) 그래서 "당신 곁에 있게 하신다. 이것은 그들을 보내어 말씀을 전하게 하시고, 마귀를 쫓아내는 권한을 주시려는 것이다."(14-15절)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이유는 우리가 세상 한 가운데서 복음을 선포하고, 우리가 선포한 그 복음을 현실에서 이루어 주님을 증거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가난한 이들 안에서 우리를 부르신다. 우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난한 이들을 우리 눈에 띄게 하심으로써, 우리에게서 측은한 마음과 도와주어야겠다는 마음이 피어나도록 하는 방법으로 우리를 부르신다.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은총을 주시고 우리를 부르시는 이유는 형제들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마태 20, 28)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명령하시고 시키시기보다 사랑해 주시고 대신 죽어서 사람들을 구원하시기까지 섬기러 오셨다. 그러므로 사도는, 제자로서 주님을 섬기는 그 사랑으로 사람들을 섬기는 사랑으로 산다. 우리가 주님의 사랑을 받듯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주님처럼 자기 이익과 욕심을 버리고, 매일 자기의 육체적 정신적 십자가를 지고, 주님과 함께 주님께서 가신 복음의 길을 묵묵히 따라가기로 하자(루가 9, 23 참조).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1고린 1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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