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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구원의 길인 회개-주님 사랑으로 다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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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11-04 ㅣ No.43

평화교리(2000/11/05)

 

부정한 돈을 선한 일에 쓸 수 있을까

 

 

 

  18. 구원의 길인 회개-주님 사랑으로 다시 남

 

  세관장 자캐오는 악착같이 돈을 벌어서 사람들에게 죄인 취급을 받는다. 그런 자캐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나무 위에 올라간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놈 나마저 소유하려고 덤비느냐'고 물리치지 않고,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가 19, 5)하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죄악과 나약함을 탓하지 않으시고, 그의 선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노력을 곱게 봐주신다. 그가 어떤 인간이냐 보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오는지를 보시는 것이다.

 

  유다교의 '율법주의 구원관'에 의하면, 사람이 구원되려면 하느님께서 내려 주신 율법을 잘 지켜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부 규정을 만들었다. 그런데 점점 율법에 담겨진 뜻보다는 율법과 규정들의 조문 그대로만을 충실히 지키는데 치중했다.

 

  이러한 경향은 율법의 근본 바탕이 되는 하느님의 사랑과 정신을 오히려 가로막기도 했다. 일례로, 율법에서 사람이 죄를 씻고 새로워지려면 ‘속죄제’를 바쳐야 하는데 그 ‘속죄제’에 바칠 제물을 사는 돈은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고 바람직한 해설이지만, 진정 '창녀'나 '세리'나 '거지', '도둑' 등은 어떻게 속죄를 할 수 있겠는가!

 

  가난한 사람들은 정작 율법을 잘 모르고, 수월히 지킬 수도 없는 형편에 처해 있다. 결국 가난한 이들이나 율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죄인이 되며, 또 죄인과 어울리는 사람 역시 같이 죄인이 되므로 결국 종교적으로, 사회적으로 버림받으며 소외된다.

 

  이 율법주의 구원관 대로라면 죄인으로 취급된 이들이 구원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자캐오는 예수님께서 자기 집을 방문해주신 것에 감격해,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 주겠습니다"(8절)라고 말씀드린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자캐오에게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다."(9절)라고 하신다.

 

  인간은 하느님 사랑을 느끼고 체험하게 되면 변화된다. 인간은 이러한 사랑을 받아 지금까지의 사고 방식과 생활 방식을 버리고 주님 안에서 새롭게 다시 살게 된다. 이것이 '회개'다.

 

  예수님께서는 흔히 사회에서 '죄인'이라고 취급하고 아무도 돌보지 않아서 하느님만을 기다려야 하는 잃어버린 사람들을 부르러 오셨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사람들을 찾아 구원하러 온 것이다."(10절)

 

  인간 구원은 인간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느냐가 아니라 주님의 조건 없는 사랑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캐오처럼 주님을 믿고 받아들여, 주님 사랑 안에서 새로나 주님의 뜻을 이룸으로써 구원의 대열을 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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